'상생경영'을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60.1조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취임 후 줄곧 '상생경영'을 강조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모두 60조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은 지역 풀뿌리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산업을 진흥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모두 60조1000억 원을 투자하고, 회사와 지역 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 전국 계열사 사업장 중심 지역별 특화 사업 지정해 투자 집행

삼성은 반도체 패키지, 최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등 지역별로 특화 사업을 지정해 투자를 집행해 각 지역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먼저 충청권에는 △반도체 패키지 특화단지 △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차세대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조성한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패키지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천안·온양 사업장의 차세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량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IT기기 △TV·디지털 사이니지 등 대형 기기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비롯한 신규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산에 '디스플레이 종합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 및 양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천안에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용량이 크고 더욱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구축하고, 삼성전기는 전자회로 패키지 기판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종에 생산 거점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향후 10년 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경상권은 △차세대 MLCC(적층 세라믹 캐피시터) 생산 거점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삼성전기는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용 핵심 소재 내재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 투자해 부산을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폴더블폰 등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600만 대 생산 중인 구미사업장을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로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경북대 등 지역 대학들과 계약학과를 운영해 지역 IT 인재 양성을 지원하고 지역 내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삼성SDI는 구미를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 특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울산에서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 '양극활 물질' 등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연구와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회사 수익성을 개선에 집중한다.

호남권은 스마트 가전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확대해 삼성의 미래 가전 사업에서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가전제품을 프리미엄 스마트 제품 중심으로 확대·재편해 '글로벌 스마트 가전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 구현…"삼성·지역 경제 '윈윈'"

삼성은 투자 외에도 향후 10년간 3조6000억 원을 투입해 지역 기업의 자금, 기술, 인력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 육성함으로써 회사와 지역 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먼저 삼성은 반도체 설비·소재 경쟁력 강화와 국산화 확대를 위해 국내 협력회사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10년간 5000억 원 지원)하고, 중소 팹리스 기업에 대한 MPW(반도체 시제품 생산 지원 서비스) 지원을 확대(10년간 5000억 원)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한다.

아울러 삼성은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AI(인공지능)·디지털 대전환·ESG(환경·사회·지배구조)까지 고려해 향후 10년간 5200억 원을 투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2~3차 협력회사와 취약산업·소멸 지역의 기업들을 우선 지원한다.

이외에도 1조 원 규모의 'ESG 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과 ESG 투자를 지원하고, 오·폐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오폐수 재이용 기술'을 전국 지역 산업단지입주 중소기업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서울과 대구에서 운영하는 벤처·스타트업 양성 프로그램 'C랩' 외에 광주에도 신규 거점을 구축하고, 지역 스타트업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전방위적 지원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한 이재용 회장의 '상생경영'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한 이재용 회장의 모습. /삼성전자

지역 인재 양성에도 힘쓴다. 삼성은 주요 국내 대학들과 함께 운영 중인 반도체 계약학과를 지방 소재 대학에도 신규로 개설해 지역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고 미래 지방 산업단지 조성 여건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방의 우수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지방 청년층을 대상으로 SSAFY 교육 기회를 확대해, 더 많은 지역 청년들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와 전방위적 지원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한 이재용 회장의 '상생경영'의 연장선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광주와 부산 지역 협력사와 중소기업 방문을 기점으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스마트공장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삼성전자 구미 '스마트시티' 등 지방 사업장을 잇달아 찾아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지방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