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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토크<상>] 닻 올리기 전 몰아치는 폭풍우…KT 윤경림호 무사히 출범할까
입력: 2023.03.12 12:00 / 수정: 2023.03.12 12:00

KT 2대 주주 현대차, 대표 선임에 제동

KT가 지난 7일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했다. 윤 사장은 지난 2006년 KT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이후 CJ그룹, 현대차그룹 등 다양한 회사를 거쳐 2021년 KT에 재합류했다. /KT
KT가 지난 7일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했다. 윤 사장은 지난 2006년 KT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이후 CJ그룹, 현대차그룹 등 다양한 회사를 거쳐 2021년 KT에 재합류했다. /KT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이중삼·정소양·박경현·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황원영 기자] 지난 6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을 시작으로 한 주가 열렸습니다. 한 주 내내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졌는데요, 예년보다 포근한 기운에 시민들의 발걸음도 가벼웠습니다. 반면, 경제계에는 아직 한파가 이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KT는 차기 수장 인선을 놓고 내우외환을 겪고 있습니다. 여당과 대주주가 대표이사 후보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외풍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인데, KT는 물론 주주들의 눈과 귀는 오는 31일 열리는 주총을 향해 있습니다.

금융권 소식도 따뜻하지만은 않습니다. 은행권이 고금리 이자 장사로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 국내 보험사의 평균 연봉이 시중은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돈 잔치 논란이 번지자 금융당국은 은행의 성과보수 체계 점검을 보험업권까지 확대했습니다.

침대는 과학이라고 외친 에이스침대도 겨울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습니다. 경쟁사인 시몬스에 1위도 내어줄 판입니다. 그럼에도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은 십수억 대 연봉을 받았습니다. 통상 불황이 깊어지면 최고경영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자구책을 내어놓는 것과 거리가 먼 모습니다. 우선, KT 차기 대표 인선과 관련한 이야기 나눠보실까요.

◆ 윤경림 KT 대표 선임 난관…취임도 못 했는데 '리스크'

-KT는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외풍 속에서도 KT의 차기 대표 후보가 드디어 결정됐는데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실까요?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이사 전원 합의로 윤경림 현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하고,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습니다.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도전을 밝힌 것이 지난해 11월 8일이니 꼬박 넉 달 만에 후보를 확정한 것입니다.

-윤 사장은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그렇습니다. 그는 현재 LG유플러스의 전신인 LG데이콤에서 통신 관련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KT에 입사한 것은 지난 2006년인데요, 신사업추진본부장, 미디어본부장, 서비스개발실장 등을 맡았습니다. 그러다 CJ그룹으로 옮겨 기획팀을 거쳐 사업팀장 등을 지난해 뒤 2014년 KT로 복귀했습니다. 미래융합전략실장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지냈죠. 5년 뒤인 2019년,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겼고 2021년 다시 KT로 복귀했습니다. KT에만 무려 3번 입사한 것이죠.

-윤 사장은 우여곡절 끝에 KT 대표 후보로 확정됐는데요. 대표 선임까지 남은 단계에는 어떤 게 있나요?

-윤 사장은 대표 취임까지 주주총회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KT는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입니다. 그런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넉 달 만에 KT 이사회 전원 합의로 후보 낙점됐는데, 왜 그런 말이 나오는 걸까요?

-구현모 대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구 대표는 두 번이나 연임 적합 판정을 받아 주총 표결만을 앞두고 있었지만, 정치권과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의 파상공세에 부딪혀 결국 연임을 포기했습니다.

KT가 지난 7일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한 가운데, 윤 사장을 둘러싼 안팎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문정 기자
KT가 지난 7일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한 가운데, 윤 사장을 둘러싼 안팎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문정 기자

-윤 사장은 내·외부에서 구현모 대표가 제시한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을 이어받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는데 사실인가요?

-윤 사장을 지지하는 진영은 그가 현대차와 CJ ENM 등 주요 사업 파트너를 발굴하며 미래 먹을거리로 꼽히는 모빌리티와 콘텐츠 영역의 역량을 강화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 사장은 디지털전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코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면서 "또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함은 물론, 기업가치 제고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았고,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반대 측의 날 선 비판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선 정치권은 KT 사내이사인 윤 사장이 차기 대표 후보로 선임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죠? 이와 관련한 주요 주주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윤 후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구 대표의 연임 추진 과정에서 소유분산기업의 대표 선임 절차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제기해 온 국민의힘과 국민연금공단이 윤 후보를 반대하는 대표 세력인데요. 국민의힘은 이번 KT 대표 선임 절차를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윤 사장에 대해서는 국민의 힘은 "구현모 대표가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자기의 아바타로 출마시키고,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부문장을 2순위로 (후보군에)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철저히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민연금공단 역시 구 사장의 연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등 KT 차기 대표 선임 과정에서 문제를 지적해왔잖아요.

-그렇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번 주총에서 유효한 KT 지분 10.12%(지난해 말 기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간 KT 대표 선정 과정에서 여권과 목소리를 맞춰온 만큼, 31일 주총에서 윤 사장의 대표 선임안에 반대를 던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KT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은 어떤 반응인가요?

-KT 지분 약 7.79%(현대차 4.69%, 현대모비스 3.1%)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 10일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선출 등 주요 안건에 대해 대주주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며 사실상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습니다.

디지코 전략에 동의하는 소액주주들은 이에 맞서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 등을 통해 우호 지분 모으기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윤 사장이 맞닥뜨린 난관이 또 있다고요?

-지난 7일 윤 사장은 구 대표와 함께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됐는데 공정거래조사부가 사건을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부는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곳입니다.

-정말 KT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군요. KT는 시민단체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31일 주총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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