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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출신' 감싸기?…교보증권 이석기, 아쉬운 성적표에도 연임 전망
입력: 2023.03.13 00:00 / 수정: 2023.03.13 00:00

오는 23일 정기주총 예정

오는 23일 열리는 교보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석기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난다. /교보증권
오는 23일 열리는 교보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석기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난다. /교보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교보증권이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가운데 이석기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실적난에 부딪혔음에도 교보생명 출신인 이석기 대표에게 한 차례 더 항해를 맡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65년생인 이석기 대표는 1993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자산운용담당(전무), 경영지원실장(부사장), 자본관리담당 부사장(CFO)를 지냈다. 2018년 교보생명 사내이사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2021년 1월 교보증권 상임고문으로 선임됐고, 그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이 대표는 경영총괄 및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자산관리(WM) 사업부문과 투자금융(IB) 부문은 박봉권 대표이사 사장이 담당하는 구조다.

이 대표는 마이데이터 신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5월 선포한 '비전 2025'를 통해서도 '변화하는 세상에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로 고객가치를 향상시키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든다'는 미션을 밝혔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0월 마이데이터 자산관리앱 '끌(KKL)'을 선보이기도 했다. 끌은 여러 곳에 흩어진 고객정보를 수집 및 관리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산관리 △1:1 수익률 대결 △투자 커뮤니티 등 3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디지털 혁신에 나선 교보증권은 2021년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인 482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두 대표가 호흡을 맞춘 당해, 교보증권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021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1433억 원에 이르렀다. 영업이익은 1855억 원으로 36% 늘고, 매출액은 2조2480억 원으로 27% 증가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매출액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교보증권은 이듬해에는 다시금 아쉬운 성적표를 들었다. 교보증권의 2022년 영업이익은 517억 원으로 전년대비 72.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69.8% 줄어든 433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순이익에서 우위를 점하던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보다도 뒤처졌다. 부진한 실적에 대해 교보증권은 "금리 인상, 증시 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시장변동성 확대에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에 각별한 신경을 쓰던 교보증권은 배당도 대폭 줄였다. 교보증권의 2022년도 주당 결산 배당금은 200원이다. 전년(500원) 대비 60%(300원) 감소했다. 시가배당률도 2.21%포인트 줄어든 3.5%를 기록했다.

본래 교보증권은 차등배당을 진행하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차등배당을 진행했다. 당시 일반주주는 주당 125원을 받았으나 대주주에는 배당 몫이 돌아가지 않았다. 다만 이는 1년만 시행됐고, 교보증권은 2020년 순이익 1000억 원을 넘기면서 차등배당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2020년도 기준 일반주주에는 450원, 대주주에는 300원을 배당했다. 2021년에도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경신하면서 차등배당 기조를 이어나갔다. 일반주주는 500원, 대주주는 100원으로 배당금을 결정했다.

차등배당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교보생명이 지주사 설립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9일 어피너티 컨소시엄과의 풋옵션 분쟁의 돌파구 겸 장기성장전략을 확보하고자 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9년 요구한 풋옵션 행사 가격이 과하다며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법적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가 만들어지면 배당을 받는 곳이 교보생명이 아닌 지주사가 된다. 지주사 주주구성은 한층 복잡할 뿐 아니라 지주사의 주수입원이 배당 수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차등배당 기조 유지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실적난과 배당 축소 등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지난해 실적 부진은 교보증권만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반에 퍼졌던 상황으로 이 대표의 경영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해석이다. 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거치는 만큼 변화보단 안정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교보증권 지분 73.06%를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제 식구'를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이 교보증권 내 특별한 이슈도 없어 내부적으로도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교보증권 내부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연임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는 23일 주총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마찬가지로 교보생명 출신인 박봉권 대표이사 사장과 이 대표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가게 된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로 늘어나게 된다. 앞서 연임에 성공했던 박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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