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가격 급락, 수출부진 영향"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3년 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올해 1월 경상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급락에 따른 수출 부진에 상품수지 적자가 70억 달러를 넘어선 데다, 여행수지 등의 적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3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월 경상수지는 45억2000만 달러(약 5조9664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최대치다.
경상수지는 전년 동월의 22억4000만 달러 흑자에서 67억6000만 달러 줄며 적자 전환했다. 전월의 26억8000만 달러 흑자와 비교해도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한은은 "반도체 가격 급락, 수입 측면에서는 동절기 에너지 수입 지속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1월 무역수지가 126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역대 최대 적자폭을 보인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역시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9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며 "일시적 원인으로 1월 무역수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해외여행 증가 등에 따른 서비스수지 악화도 일조했다"고 밝혔다.
세부 항목별 수지를 보면, 상품수지가 74억6000만 달러 적자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상품수지는 4개월 연속 적자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1년 전 15억4000만 달러 흑자 대비 급감했다.
우선 수출(480억달러)이 작년 1월보다 14.9%(83억8000만 달러) 줄었다. 수출은 지난해 9월 23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이래로 5개월째 줄고 있다.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43.4%), 철강 제품(-24.0%), 화학공업 제품(-18.6%)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31.4%), 동남아(-27.9%), 일본(-12.7%)의 수출이 줄었다.
반대로 수입은 늘며 무역수지 악화에 일조했다. 1월 수입은 554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6억2000만 달러) 늘었다. 특히 승용차(65.9%), 곡물(6.1%) 등 소비재 수입이 3.9%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5.3% 줄었다. 원자재 중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통관 기준) 감소율은 각각 11.0%, 12.4%다.
서비스수지 역시 적자규모가 운송수지 흑자폭 축소, 여행수지 적자폭 확대 등으로 전년 동월 8억3300만 달러에서 32억7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적자 폭이 24억4000만 달러나 불었다.
운송수지는 1억2000만 달러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1년 전(18억9000만 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17억7000만 달러 줄었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사이 5억5000만 달러에서 14억9000만 달러로 늘었다.
본원소득수지는 63억8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1월(18억7000만 달러)보다 45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배당소득수지 흑자(56억6000만 달러)가 1년 새 45억5000만 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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