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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으로 슈퍼카 산 조현범, 검찰차 타고 법원 출석 '묵묵부답'(영상)
입력: 2023.03.08 17:13 / 수정: 2023.03.08 17:13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두 번째 구속 기로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 출석
또 오너 부재? 한국타이어 내부 긴장감 최고조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박헌우 기자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이성락·박지성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또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그는 회삿돈으로 고가의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개인 비리뿐만 아니라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데도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구속이 현실화될 경우 노조 리스크에 '오너 부재' 위기까지 더해지며 한국타이어 내부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기업 오너가 처음으로 구속되는 치욕을 남기는 것이기도 하다.

조현범 회장은 8일 오후 3시 15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검찰 측 차량을 타고 도착한 조현범 회장은 짙은 회색 코트 안에 정장을 갖춰 입고 굳은 표정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외제차를 구입했느냐", "심경이 어떠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조현범 회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2남 2녀 가운데 막내이자, 효성가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손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이기도 하다.

이날 영장심사는 오후 3시 30분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됐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범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자금 130억 원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받는다. 특히 비슷한 시기 회삿돈을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개인 비리 혐의(횡령)도 있다. 영장에는 조현범 회장이 페라리 '488 피스타'와 포르쉐 '타이칸' 등 수억 원대 슈퍼카를 회삿돈으로 구입해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파악한 조현범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 원 수준이다.

또 조현범 회장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공정거래법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흘러 들어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현범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조현범 회장에게 65억 원, 조현식 고문에게 43억 원 등 총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로써 조현범 회장은 약 3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2019년 말 조현범 회장은 하청업체로부터 10년 동안 납품 대가로 약 6억 원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 2억 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조현범 회장은 2020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조현범 회장이 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조현범 회장은 심경이 어떠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박헌우 기자
조현범 회장이 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날 조현범 회장은 "심경이 어떠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박헌우 기자

재계와 법조계는 검찰이 조현범 회장에 대한 수사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린 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타이어를 고발 조치한 이후,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조현범 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하기까지 5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조현범 회장을 수차례 불러 조사했고 한국타이어 본사와 계열사, 조현범 회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혐의 소명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한국타이어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의 유력한 제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검찰은 조현범 회장의 죄질이 불량하고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며 지난 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현범 회장이 구속되면 윤석열 정부 들어 대기업 오너가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한국타이어는 오너의 구속 위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내부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의 부재는 그동안 준비했던 경영 계획, 투자가 향후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오너 리스크'뿐만 아니라 사측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지회)와의 갈등이 장기전 양상을 띠는 등 '노조 리스크'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회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 등에서 게릴라 파업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여러 악재에도 실적 선방을 이뤄냈지만, 조현범 회장의 구속까지 더해지면 회사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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