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證, 신용거래 이자율 지난달 6.06~10.20%로 올려
유안타, 일부 고객 구간별 0.05~0.25%p씩 인상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들이 종전대비 낮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신용거래융자 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가 내리는 추이를 보이자 증권사들이 일제히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나서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의 신용융자 금리와 관련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압박도 입김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바람 속에도 DB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은 지난달부터 올린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금감원 지적에 줄줄이 인하 행렬…하이證은 올렸다가 '급 철회'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KB증권이 신용거래융자와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최고 연 9.8%에서 9.5%로 0.3%p 내렸다.
신한투자증권도 이달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1.15%p 인하했다. 최단기간(1~7일)의 경우 연 5.05%에서 3.90%, 90일 초과 구간은 10.0%에서 8.9%로 내렸다.
키움증권은 오는 10일 신규 매수부터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대 2.1%p 낮춰 적용할 방침이다. 1~7일 이자율은 7.5%에서 5.4%로, 15일 이하 이자율은 8.5%에서 7.9%로, 90일 이하 이자율은 9.0%에서 8.7%, 90일 초과 이자율은 9.5%에서 9.3%로 각각 내린다.
이밖에 메리츠증권은 '슈퍼(Super)365계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2.4%p 인하했고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등도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 나섰다.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P)와 기업어음(CD) 등 시장금리가 하락 추세를 보여 증권사들이 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P·CD 금리는 지난해 12월 최고 5.54%, 4.03%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초(6일 기준) 4.32%, 3.47%로 하락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올 초부터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꼬집으며 과도한 '이자 장사'라고 지적하자 스스로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29개 증권사가 지난해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으로 벌어들인 규모는 총 1조5969억 원에 달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월 "증권사 예탁금 이용료율과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에도 "투자자의 권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이자율 산정 관행 개선 논의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권고는 강력한 입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이자율 인상을 결정하고도 시행 직전 이를 철회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종전 최고 9.6%였던 이자율을 이달 1일부터 9.9%로 올리기로 했지만 시행 직전 이같은 인상안을 철회했다. 당초 인상은 11~30일 구간은 9.0%에서 9.2%로, 31일~60일 구간은 9.3%에서 9.5%로, 61일~90일 구간은 9.5%에서 9.7%로 올려 최고 10%에 육박하는 이자율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2월 초에 인상을 결정하고 공지했었으나 3월 1일자에 예정된 인상안을 적용하지 않고 2월에 적용하던 금리를 그대로 적용했다. 금감원 권고과 업계 동향 등이 인상안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DB금융투자는 종전 5.76~9.90%였던 신용거래 이자율을 지난달 15일부터 6.06~10.20%로 올려 받고 있다. /더팩트 DB |
◆ '시장금리' 추세 따라 내리는데…되려 올린 '베짱' 증권사는?
이런 분위기 속에도 오히려 이자율을 올린 증권사도 있다. 지난달부터 DB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은 올린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종전 5.76~9.90%였던 신용거래 이자율을 지난달 15일부터 6.06~10.20%로 올려 받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시장금리가 (신용융자 이자율에)적용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며 "다음 변동건부터 시장금리가 반영된 이자율로 낮추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달 13일부터 일부 고객 그룹·사용 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0.05~0.25%p씩 올려 받고 있다. 다만, 이달 27일부터는 이같은 인상안을 철회하고 구간별 0.05~0.55%p 낮춘 금리를 적용할 방침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인하한 이자율을 지난주에 고객들에게 공지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말부터 사용기간 1~7일 구간에 대한 이자율을 종전 4.9%에서 5.9%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고구간의 경우 오히려 인하했고 매달 정책회의가 열리기에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증권사 전반이 내리는 추세"라면서도 "사실상 지난 연말과 올해 연초에 걸쳐 이자율을 10% 수준으로 인상한 증권사가 많은데다 양도성예금증서(CP)와 기업어음(CD) 등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인 것만큼 신용융자 이자율에 제대로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