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서정진 명예회장을 2년 임기로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더팩트 DB

[더팩트｜문수연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면서 주가 회복, 신성장동력 마련, 그룹 3사 합병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서 명예회장을 2년 임기로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서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선임 추천안은 최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위기 극복과 미래 전략 재정비를 추진 중인 현 경영진이 그룹의 창업주인 서 명예회장의 한시적 경영 복귀를 강력히 요청함에 따라 상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 명예회장의 각 사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선임은 오는 28일 열리는 각 사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앞서 서 명예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임기 만료와 함께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당시 서 명예회장은 "제 은퇴는 셀트리온이 오너 리스크가 없어지고, 더 투명해지고,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키우는 회사가 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의 경영에 부족한 게 있으면 소방수 역할로 들어갈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이 서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를 추진한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2023년이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2839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매출을 달성했으나 4분기에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한 5106억 원, 영업이익은 54.7% 급감한 1006억 원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했지만 코로나19, CMO(위탁생산) 관련 매출이 감소하면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와 진단키트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며 관련 매출이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의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서 명예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 주가도 60% 이상 하락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2020년 12월 37만 원을 웃돌았으며 현재 15만 원 수준까지 낮아졌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한 5106억 원, 영업이익은 54.7% 급감한 1006억 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이에 셀트리온은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 △바이오시밀러 제형과 디바이스 차별화 △바이오신약 개발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성장세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서 명예회장의 복귀로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CT-P17)와 램시마SC 등의 미국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은 올해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 중심의 핵심 사업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 등 연내 최대 5개 품목의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창립 이래 최다 바이오시밀러의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신규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의 임상을 연내 개시하고 바이오시밀러 제형과 디바이스 차별화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ADC, 이중항체 등의 분야에서 기술 투자를 지속하고 기술 도입 계약 규모를 확대해 바이오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각 사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선임은 오는 28일 열리는 각 사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최종 확정된다. /더팩트 DB

서 명예회장이 복귀하면서 숙원 과제로 꼽히는 셀트리온 그룹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에도 속도가 붙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지주사를 설립하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이뤄지면 서 명예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를 지배하고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합병 3사)을 거느리는 구조가 된다.

그러나 지난 2018년부터 불거진 분식회계 논란으로 합병 작업이 지연됐고,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합병 절차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후 셀트리온이 지난해에만 총 155만5883주, 약 2533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합병이 연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이렇다 할 합병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서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일부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서 명예회장이 주가를 떨어뜨린 뒤 합병을 진행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경제위기뿐 아니라 전략제품 승인과 출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계열사 합병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이 절실히 필요해 이번 이사회에서 일시 경영 복귀를 적극 추진한 것"이라며 "이번 선임안이 최종 확정되면 서 명예회장의 리더십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명예회장의 복귀 소식이 전해진 뒤 셀트리온그룹의 주가 사흘 연속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7일 오후 2시 10분 기준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4300원(2.77%) 뛴 12만6000원 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셀트리온 제약은 7700원(11.76%) 오른 7만3200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4100원(7.03%) 오른 6만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munsuye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