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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兆' 웬 말…SK스퀘어, 빚더미 SK쉴더스 매각 택했다
입력: 2023.03.03 00:00 / 수정: 2023.03.03 15:07

최대주주 자리 넘기고 2대 주주로

SK그룹의 투자자문회사인 SK스퀘어가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글로벌 투자회사 EQT인프라스트럭처에 SK쉴더스 지분을 매각한다.사진은 (오른쪽부터) 한은석 CSO, 박진효 CEO, 김병무 클라우드사업본부장, 이종숙 PR팀장. /SK쉴더스
SK그룹의 투자자문회사인 SK스퀘어가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한 글로벌 투자회사 EQT인프라스트럭처에 SK쉴더스 지분을 매각한다.사진은 (오른쪽부터) 한은석 CSO, 박진효 CEO, 김병무 클라우드사업본부장, 이종숙 PR팀장. /SK쉴더스

[더팩트|윤정원 기자] SK스퀘어가 SK쉴더스 지분 절반가량을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사모펀드인 EQT인프라스트럭처에 팔기로 했다. SK스퀘어는 '기업가치 5조 원'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SK쉴더스가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어 거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SK쉴더스, 발렌베리 품으로…8646억 원 확보

SK스퀘어는 2일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 지분 63.13% 중 28.82%를 EQT인프라스트럭처에 매각하기로 지난 1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리아시큐리티홀딩스는 SK스퀘어가 가지고 있는 SK쉴더스 주식을 포괄 이전해 설립하는 회사다.

EQT는 이 외에 기존 SK쉴더스 2대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지분 36.9% 전량을 사들이고, SK쉴더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0억 원 규모 신주를 인수한다. 거래 완료 후 EQT의 지분율은 68.0%가 된다. SK스퀘어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8646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SK스퀘어는 여전히 32.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2대 주주로 물러서게 된다.

SK스퀘어의 SK쉴더스 매각은 지난해 이미 알려졌다. SK스퀘어는 최근 공식석상에서도 매각에 대한 뜻을 공고히 밝혔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MWC 2023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EQT인프라스트럭처와 SK쉴더스를 공동 경영할 것이다. 보안‧테크 기업을 성장시킨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입증한 것"이라고 공표했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도 이날 임직원들에게 "EQT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역량·포트폴리오와 SK쉴더스 간 시너지가 매우 크다는 판단에 따라 계약 체결을 결정했다"며 "회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규사업 투자, 글로벌 사업 확대, 인공지능(AI)·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EQT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인베스터AB가 1994년 설립한 투자회사다. 총 운용자산(AUM)이 1130억 유로(한화 약 156조 원)에 이른다. EQT는 앞으로 한국 지사 소속 25명의 투자전문가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QT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 보안기업들(Securitas, Anticimex, CYE 등)과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사이버·융합보안 구독형 사업모델 확대 △물리보안 사업모델 혁신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SK스퀘어는 올해 3분기 안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국가정보원 등 정부 인허가 절차를 밟게 된다. 유럽연합(EU)과 중국에서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SK스퀘어 측은 "해당 과정이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고평가 논란에 IPO 혹한기까지…상장 철회했던 SK쉴더스

SK쉴더스는 2018년 10월 SK텔레콤과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에 인수된 물리보안 업계 2위 회사 ADT캡스가 전신이다. 사이버보안 업계 1위 회사였던 SK인포섹과 합병돼 탄생했다. 당시 SK텔레콤과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은 2조9700억 원에 ADT캡스를 인수했다. SK쉴더스가 SK스퀘어의 자회사가 된 것은 2021년 11월 SK텔레콤이 사업 부문인 SK텔레콤과 투자 부문인 SK스퀘어로 인적 분할되면서다.

SK스퀘어가 불과 4년여 만에 SK쉴더스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IPO(기업공개)에 실패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SK스퀘어는 지난해 SK쉴더스 IPO를 통해 일부 투자금을 회수하고 유입 자금을 활용해 SK쉴더스의 추가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당시 SK스퀘어는 SK쉴더스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SK쉴더스 또한 물리보안만 영위하는 기업과의 일대일 비교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4월 진행된 IPO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석 SK쉴더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SK쉴더스는 물리보안뿐만 아니라 사이버보안, 융합보안, 라이프케어 등의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물리보안을 제외한) 3대 사업의 매출비중이 지난해 41%였고, 올해는 5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물리보안에 집중하는 에스원과의 비교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이어 IPO시장이 위축되면서 SK스퀘어는 SK쉴더스의 상장을 끝내 철회했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앞서 SK쉴더스 공모가는 2만 원대 중후반으로 희망 공모가 하단(3만1000원) 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공모가 하단 기준 시가총액은 2조4000억~2조6000억 원으로, 애초 SK스퀘어가 기대했던 3조 원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상장 계획을 접으면서 SK쉴더스 측은 "이번 IPO 과정에서 대다수 기관투자자로부터 SK쉴더스의 펀더멘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지만 지난 수개월간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면서 "상장을 철회하고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기업가치 5조 원 넘는다지만…부채도 상당

하지만 SK스퀘어는 SK쉴더스의 상장을 재추진하는 대신에 지분 매각을 택했다. SK스퀘어는 지분 매각 과정에서 SK쉴더스의 기업가치가 5조 원 이상임을 인정받았다고 표현했다. SK쉴더스 인수 당시 3조 원대의 기업가치를 약 2배로 키워낸 것으로, SK스퀘어의 최대 투자성과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몸값 5조 원이 과하게 측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SK스퀘어가 강조하는 5조 원에는 인수 과정에서 떠안았던 1조7000억 원대 부채 등도 포함돼 있다. 현재 SK쉴더스의 부채 총액은 상당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SK쉴더스의 연결 기준 부채 총액은 2조8712억 원에 이른다. 비교 불가하다던 업계 1위 에스원의 동기 부채 총액은 5414억 원 수준이다.

부채와 관련해 SK스퀘어 관계자는 "사업 보고서에 게재된 총부채는 금융부채와 영업부채가 합쳐져 있기 때문에 다소 높게 산출돼 있다. 하지만 기업가치 계산에는 부채 총액이 아닌 순부채(net debt)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5조 원은 투자업계와 EQT에게 인정받은 기업가치로서, 지분가치 약 3조 원과 순부채 약 2조 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부연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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