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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임박'에 현대카드로 몰려간 MZ세대, 정태영 전략 통할까
입력: 2023.03.01 00:00 / 수정: 2023.03.01 00:00

업계,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 10% 미만
MZ세대, 체크카드 회원 수 비해 취급액 적어


애플페이 도입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노력이 깃들어 있는 만큼 그가 애플페이를 통해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해 업계의 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카드
애플페이 도입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노력이 깃들어 있는 만큼 그가 애플페이를 통해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해 업계의 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카드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에서는 아이폰을 이용하는 2030세대 젊은 고객층의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페이 도입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노력이 깃들어 있는 만큼 그가 애플페이를 통해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해 업계의 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여신금융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 1월 말 기준 전체 회원 수는 1139만 명으로 지난해 말(1135만2000명) 대비 한 달 만에 3만8000명 늘었다. 이는 7개 전업카드사(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중 하나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세다.

특히 체크카드 발급 수가 크게 늘었다. 현대카드의 지난 1월 말 기준 사용 가능한 체크카드 수는 16만2000개로 지난해 12월 말(15만1000개)보다 1만 개 이상 늘었다. 전년 같은기간(11만3000개)에 비해서는 43% 성장했다. 지난 1월 체크카드 발급이 증가한 카드사는 현대카드를 비롯해 비씨카드, 하나카드 세 곳으로 나타났으며, 증가율로는 현대카드가 7.3%로 비씨카드(0.1%)와 하나카드(0.6%)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용카드를 주요 상품으로 하는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 수가 늘어난 것은 MZ세대 이용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10대, 20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렵다. 이에 현대카드 중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애플페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과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우선적용대상 브랜드를 선정해 애플페이 결제 관련 테스트를 마쳤다. 우선적용대상 브랜드에는 롯데리아·KFC·빽다방·할리스·파리바게뜨·메가커피 등 국내 대형 프렌차이즈들이 선정됐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 등과 달리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단말기가 아닌 근거리무선통신(NFC)으로 결제해야한다.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가 안 된다. 애플페이는 단말기 문제가 있어 일부 가맹점을 우선 적용대상자로 선정해 시범 적용한 뒤 순차 확대하기로 했다.

카드업계에서는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현대카드의 회원 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기대되는 효과라면서도 그에 비례해 카드 사용액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주 가입 고객이 금융 거래량이 적은 10대, 20대라는 점과 체크 카드 특성 상 회원 수에 비례해 카드 사용액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NFC 단말기를 도입하는 곳도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같은 취급액이 크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카페 외의 곳에도 상용화돼야 더 넓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3일 신용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초에는 국내에서도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 애플페이가 시작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현대카드뿐이기 때문에 당분간 선점 효과를 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국내 법규상 배타적 사용권을 유지하지 못해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과 제휴를 맺을 수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오늘의 점심이라는 문구와 함께 애플사 로고를 연상하게 하는 한입 베어먹은 사과 사진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오늘의 점심'이라는 문구와 함께 애플사 로고를 연상하게 하는 '한입 베어먹은 사과' 사진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애플페이 국내 상용화를 위해 직접 미국 애플사를 방문하거나 애플페이 상용화를 위해 비용 중 60%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계약성사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정 부회장은 금융위원회의 입장 발표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Today’s Lunch(오늘의 점심)'라는 말과 함께 한 입 베어 문 사과 사진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에는 'Lovely Apple(사랑스러운 애플)'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과 사진을 올려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카드업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사업자용 전용 신용카드(PLCC)를 최초 출시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까지 국내 전업 신용카드사가 발급한 PLCC 상품 중 88.5%가 현대카드로 확인됐다.

이번에 국내에 도입되는 애플페이는 2014년에 출시됐으며, 아이폰에 카드 정보를 저장하면 지갑이나 카드 없이 상점, 식당 등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이폰 이용자들을 등에 업고 현재 74개국에 발을 넓혔다. 애플은 2015년부터 애플페이를 출시하고자 국내 카드사와 협상을 벌였지만 매번 불발됐다. 지난해 9월 애플페이와 현대카드가 국내 단독 사용권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진출 가능성이 대두됐다.

일각에서는 정태영 부회장이 업계의 판을 흔들기 위한 기회로 애플페이를 낙점한 건 '금융 테크 기업'으로의 도약 전략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키워드로 '양적 성장과 질적 이동'를 꼽으며 "결국 기술을 가진 기업이 산업을 주도해나가고 있다"면서 "분기별로 프로젝트 진도를 확인하는 빠른 리듬을 도입해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금융 테크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현대카드는 부진한 수익성을 보인 만큼 올해 실적 회복에 나서야 한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20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한편, 여신금융협회의 신용카드 이용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할부·국세·지방세 등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 순으로 나타났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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