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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크고, 크고, 크다"…GMC 시에라 '억' 소리 나는 미국 감성(영상)
입력: 2023.02.25 00:00 / 수정: 2023.02.25 00:00

6.2ℓ V8 가솔린 엔진 최대토크 63.6kg·m 강력 동력 성능 제공
넓은 실내와 짐칸·튼튼한 프레임 바디 실용성↑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21일 진행된 GMC 시승행사에 플래그십 픽업트럭 시에라가 요트를 배경으로 전시돼 있다. /김태환 기자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21일 진행된 GMC 시승행사에 플래그십 픽업트럭 '시에라'가 요트를 배경으로 전시돼 있다.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트럭 브랜드 GMC가 한국에 상륙했다. 첫 타자로 선정된 시에라는 '산맥(Sierra)'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크고 웅장한 외관에 강력한 동력성능을 더해 정통 아메리칸 픽업의 면모를 뽐냈다. 여기에 럭셔리 브랜드의 대형 세단과 비슷한 수준의 '억' 소리 나는 몸값은 '미국차' 답지 않은(?) 다양한 편의사양과 첨단 주행보조기능으로 사용자를 설득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지난 21일 시에라 운전석에 몸을 싣고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인천 석모도까지 약 70㎞ 구간을 시승했다. 첫인상은 '웅장함'이었다. 절벽처럼 수직으로 솟은 대형 그릴은 근육질 남자의 울룩불룩한 등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릴과 범퍼 하단, 사이드미러에 은색 크롬으로 뒤덮어 화려한 이미지를 한껏 강조했다. 햇빛을 받으면 이른 아침 호숫가나 바다를 보는 것처럼 반짝거렸다. 페인트 도색조차도 광택을 죽이고, 크롬 가니쉬(장식)보다 라이트 디자인에 공을 들이는 한국 브랜드와 비교해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당장에라도 미국의 황량한 사막 코스나 울퉁불퉁한 자갈밭을 거침없이 달려야 할 것 같았다.

GMC 시에라의 전면, 후면, 측면의 모습. /김태환 기자
GMC 시에라의 전면, 후면, 측면의 모습. /김태환 기자

픽업트럭의 실용성을 한껏 높여주는 짐칸은 운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적재함 테일게이트(뒷문)는 리모콘으로 열수 있고, 보조 테일게이트를 두 차례 더 내려 계단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짐칸 왼쪽 맨 끝부분에는 사람이 짐칸에 올라탈 때 쉽게 올라가도록 손잡이 봉을 설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테일게이트를 닫은 상태에서 윗부분 보조 테일게이트를 90도로 꺾어 사람 가슴 높이의 작업대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짐칸 면적이 매우 넓었다.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적재함의 폭과 길이가 최소 파렛트 하나(1676.4㎜)를 수평으로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짐칸 세로길이가 무려 1800㎜인데, 이는 테일게이트까지 포함한 길이다. 키가 174㎝인 성인 남성이 직접 짐칸에 누웠을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가 짐칸 세로 길이로 쏙 들어갔다. 스노보드, 자전거, 스키세트와 같이 세로로 긴 물품을 적재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다른 픽업트럭처럼 후방 창문이 열리지는 않았다.

시에라 짐칸에 기자가 직접 누운 모습. 시에라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라 파렛트(1676.4㎜) 한 개를 수평으로 넣을 수 있다. 키가 174㎝인 기자의 머리 끝부분부터 발 끝까지 딱 맞는 짐칸 세로 길이를 보여준다. /김태환 기자
시에라 짐칸에 기자가 직접 누운 모습. 시에라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이라 파렛트(1676.4㎜) 한 개를 수평으로 넣을 수 있다. 키가 174㎝인 기자의 머리 끝부분부터 발 끝까지 딱 맞는 짐칸 세로 길이를 보여준다. /김태환 기자

치에라의 몸집은 전장(차량 길이) 5890㎜, 전폭(차량 폭) 2065㎜, 전고(차량 높이) 1950㎜로 흔히 볼 수 있는 '포터'나 '봉고'와 같은 1톤 트럭보다 크다. 특히 6m에 육박하는 전장은 운전할 때 적응이 오래걸렸다. 꽤 큰 승용 대형차도 3차선에서 유턴이 가능한데, 시에라는 3차선을 물고도 다 돌지 못하고 후진을 한 번 해야 U턴을 할 수 있다. 전고도 높다보니 신호대기 중 옆을 봤다가 대형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과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운전석도 높은 위치라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앞 부분 보닛이 예상보다 길다. 앉은키가 작다면 시야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이런 경우는 반드시 의자를 높여야 할 것 같았다.

시에라 운전석 모습. 12.4인치 계기판과 13.4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돼 시인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김태환 기자
시에라 운전석 모습. 12.4인치 계기판과 13.4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돼 시인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김태환 기자

외관이 말 그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야생'의 느낌이라면, 내부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와 같이 도심형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연상하게 한다. 12.4인치 계기판과 13.4인치 터치스크린이 탑재됐으며, 공조장치 등은 물리버튼으로 구성해 직관적이게 조절할 수 있다. 유선으로만 접속할 수 있는 일부 수입차들과 달리,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제공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실내 넓이도 매우 넓었다. 1열과 2열 레그룸이 모두 1100㎜를 넘겼다. 1열에서 의자를 최대한 뒤로 빼니, 다리가 페달에 닿지 않을 정도의 공간이 확보됐다. 내장 곳곳에 가죽이 사용됐고, 스티치 마감도 고급스럽다.

승차감은 픽업 모델이라는 정체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만족스럽다. 서스펜션을 전자제어 해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리얼타임 댐핑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적용돼 묵직하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제공했다. 반면, 일반 차량처럼 모듈을 합친 모노코크 방식이 아니라 커다란 철판 위 조립을 한 '프레임 바디'라는 점에서 물리적인 한계도 있었다. 왼쪽 바퀴로 요철을 밟았을 때 모노코크 방식은 왼쪽에 진동이 크게 오고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프레임 바디는 왼쪽에 요철을 밟아도 차량 몸체 전체가 흔들려 기우뚱거린다. 승합차나 SUV를 탄다는 느낌보다 대형버스를 탑승한 것 같은 느낌을 줬다. 2열 승차감은 1열에 비해 진동이 많고 딱딱하다. 후륜 서스펜션은 짐칸의 무게를 지탱하려고 판스프링을 섞었기 때문이다.

시에라 전륜(위)과 후륜의 서스펜션.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구성돼 있지만 후륜에는 짐칸 무게를 감당하려고 판스프링이 포함돼 있다. /김태환 기자
시에라 전륜(위)과 후륜의 서스펜션.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구성돼 있지만 후륜에는 짐칸 무게를 감당하려고 판스프링이 포함돼 있다. /김태환 기자

힘은 넘쳐난다. 6.2ℓ V8 가솔린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 426마력에 63.6kg·m의 폭발적인 성능을 구현했다. 가속페달을 얕게 밟았는데도 시속 70~80㎞까지 쭉 올라갔다. 오르막길도 덩치에 맞지 않게 재빨리 올라갔다. 브레이킹 성능은 일반 승용차와 비교해 반응이 다소 더딘 느낌이지만, 이역시 차량 크기와 무게를 고려하면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고속화도로와 일반도로, 일차선 와인딩 코스를 주행하면서 연비는 약 8.2㎞/ℓ로 공인 복합연비(6.9㎞/ℓ)보다 잘나왔다. 짐을 많이 싣거나 트레일러를 끌게 되면 연비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이 큰 만큼 운전 피로도가 높았다. 국내 도로환경상 일부 구간에는 도로 간격이 너무 좁게 느껴졌다. 첨단 주행보조장치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다소 운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었다. 시에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 자동 긴급 제동, 전방 보행자 감지·제동 시스템, 차선유지 보조 등이 탑재됐다. 특히 차선유지 기능이 주행 중 큰 도움을 줬다.

인천 강화군 석모도 한 글램핑장에 전시된 시에라의 모습. 전면 거대한 크롬 그릴이 인상적이다. /김태환 기자
인천 강화군 석모도 한 글램핑장에 전시된 시에라의 모습. 전면 거대한 크롬 그릴이 인상적이다. /김태환 기자

GMC는 시에라를 '세컨카'도 아니라 '써드카'라고 표현했다. 세 번째 차량까지 운용할 수 있을만큼 경제력이 있는 소비자를 판매 대상으로 잡았다. 확실히 시에라는 데일리카로는 부담이 크고, 차고지가 확보된 상태에서 레저용으로 써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판매 가격은 드날리 트림 9300만 원, 한정판인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이 9500만 원이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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