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IT >IT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구현모 KT 대표, 거센 외풍에 연임 포기…'디지코' 성장동력 멈추나
입력: 2023.02.24 00:00 / 수정: 2023.02.24 00:00

구현모, 23일 KT 대표 후보 사퇴
'소유분산기업' 향한 외풍 거세
차기 대표 후보군에 정치권 인사 다수 포함


적극적으로 연임 레이스를 뛰던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차기 대표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적극적으로 연임 레이스를 뛰던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차기 대표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더팩트|최문정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대표 후보에서 물러났다. 구 대표는 그동안 연임을 향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왔지만, 소유분산기업을 향한 거센 외풍에 포기선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는 전날 KT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사회는 이를 수용해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했다. 구 대표는 중도하차의 뜻을 밝혔지만, 앞으로 남은 대표이사 선임 절차는 그대로 이어갈 예정이다.

구현모 대표는 연임 포기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KT 관계자는 "구 대표는 이사회에 직접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이와 같은 결정의 배경이나 이유 등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그동안 구 대표가 여러 차례 연임을 위한 도전을 이어온 만큼 갑작스러운 후보 사퇴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지난 1987년 KT에 입사해 지난 2020년 3월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직에 올랐다. 구 대표는 취임 당시 구성원들에게 크게 2가지의 목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기존의 통신사업을 넘어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콘텐츠 등 ICT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의 전환이다. 두 번째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KT'였다.

구현모 대표는 재임 기간 디지코 사업에 힘입어 서비스매출 16조 원 돌파, 주가 90% 상승 등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 또한 오는 2025년까지 디지코 관련 매출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공유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결국 구 대표의 두 번째 공약인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KT'는 끝내 이루지 못했다.

구현모 대표는 지난해 11월 지속가능한 디지코를 공약으로 연임 도전장을 냈다. 이후 이날 자진사퇴할 때까지 이미 두 차례나 KT의 차기 대표 후보로 선정됐다. 구 대표는 지난해 12월 16일에는 현직대표로서 연임 우선심사 적격 판정을 받았고, 같은 달 28일에는 내외부 후보 복수 경선 절차를 통해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됐다.

그러나 구 대표의 연임을 둘러싼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여권 등의 외풍은 매우 거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구 대표가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선발되자마자 "(KT의 대표 후보 선정이) 최고경영자(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며 "앞으로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보고에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공익에 이바지했던 기업들"이라며 "(사기업에 대한) 정부의 경영 관여가 적절하지는 않으나, 공정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소유가 분산된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스튜어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튜어십은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위를 뜻한다.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23일 차기 대표후보직을 사퇴했다.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는 권은희 19대 국회의원(왼쪽부터),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권은희 전 의원 SNS, 김성태 전 의원 SNS, KTF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23일 차기 대표후보직을 사퇴했다. 유력한 차기 대표 후보로는 권은희 19대 국회의원(왼쪽부터),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권은희 전 의원 SNS, 김성태 전 의원 SNS, KTF

KT는 이와 같은 외풍에 지난 9일 이사회 회의에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개경쟁 방식 도입을 공언했다.

지난 20일 공개된 KT의 차기 대표 후보군 명단 역시 이와 같은 압력을 짐작케 한다. 차기 KT대표 후보 지원자는 총 34명으로, KT그룹의 현직 임원을 제외한 사외 후보자군은 총 18명이다.

이 중에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권은희 전 의원(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을 비롯해 윤 대통령 후보시절 자문을 맡았던 김기열 ICT희망운동본부 본부장(전 KTF 사장), 국민의힘 소속으로 20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IT특보를 지낸 김성태 전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편,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불발됨에 따라 그가 추진하던 로봇플랫폼 등 '디지코2기' 사업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우선 오는 3월 임기를 마칠 때까지 오는 2월27일~3월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등 예정된 주요 일정을 차질 없이 수행할 예정이다.

munn0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