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공모 기업 줄흥행…이후 종목에 기대심 부각
"대형주에 가려던 자금 몰려…거품 경계해야"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20~23일) 공모를 진행한 기업들이 줄줄이 흥행 성공을 거뒀다. 나노팀과 바이오인프라는 각각 5조 원, 1조 원이 넘는 조 단위 청약증거금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올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다수 기업이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도달)에 성공하며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최근 공모주 흥행 행렬이 중소형 종목들을 위주로 나타나는 가운데 투심 과열에 대한 경계심도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한 2차전지 열 관리 소재 전문 업체 나노팀이 증거금만 5조 원 이상을 끌어모으며 공모주 흥행에 성공했다.
나노팀은 일반 공모 최종 경쟁률로 1637.4대 1을 나타냈고 증거금은 5조4547억 원을 기록했다. 나노팀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2490억 원임을 고려하면 20배가 넘는 자금이 몰린 셈이다.
나노팀과 같은 날 일반 청약을 마감한 임상시험수탁(CRO) 업체 바이오인프라도 1034.7대 1의 최종 경쟁률을 나타내 흥행 행렬에 동참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1594.9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에 공모가는 희망가 최상단인 2만100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주(20~23일)까지 공모를 진행한 기업들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어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나노팀·바이오인프라와 같은 시기에 청약에 나선 삼성스팩8호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둔 뒤 1조7100억 원 규모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올해 꿈비, 스튜디오미르, 미래반도체, 오브젠 등이 따상에 성공했고 꿈비의 경우 '따상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사진은 스튜디오미르 CI. /스튜디오미르 제공 |
올해 초부터 IPO 시장은 중소형주 위주로 줄줄이 '따상'이 나타나며 활기가 도는 분위기다. 올해 △꿈비 △스튜디오미르 △미래반도체 △오브젠 등이 따상에 성공했고, 꿈비의 경우 '따상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공모주 흥행에 성공한 종목들은 현재도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어 지난해까지 경기 침체와 증시 약세로 사그라들었던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3일 기준 꿈비는 공모가 대비 275% 주가가 상승했고, 스튜디오미르는 112.56%, 오브젠은 225%, 미래반도체는 203.33%씩 오른 주가를 기록 중이다.
이에 현재 증시 입성을 대기 중인 중소형사를 위주로 공모주 흥행 기대감이 일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1000대 1이 넘는 기관 경쟁률을 기록한 자람테크놀로지를 비롯해 틸론, 에스바이오메딕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이 내달 공모와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다만, 대형 IPO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흥행했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상장을 철회한 종목에 투자하려던 자금이 중소형 공모주로 밀려드는 등 시장이 과열될 수 있어 투자 시 종목 선별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올해 컬리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오아시스 등 대형 IPO가 줄줄이 무산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대형주의 경우 투자심리가 살아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주로 가려던 자금이 중소형주로 향하면서 업종이나 성장성과 관계없이 중소형주에 대한 무분별한 거품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가격에 대한 적정성을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