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 재건축 단지, 신고가 경신 '속속'
"금리인상·재건축규제 잔존…단기적 상승"
서울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있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최지혜 기자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가운데 사업 기대감이 높은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약세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정부의 도시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단지에서는 매매가격이 오르는 모습이다. 다만 정책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이 일시적인데다, 아직 재건축 규제의 걸림돌이 남아있어 반등이 장기화할지는 미지수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3단지 전용면적 103㎡은 지난 6일 16억 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는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D등급)을 받은 상태다.
목동신시가지 5단지의 경우 지난달 9일 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신고가 경신 시례가 나왔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115㎡은 지난달 13일 최고가 25억9000만 원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보다 1억4000만 원 높은 가격이다.
서울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은 그간 이어오던 하락 추세를 멈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하락하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 보합 전환했다. 지난 5개월간의 약세가 그친 것이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반의 가격이 0.07% 하락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고가 경신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목화아파트 전용면적 133㎡는 지난달 30억 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기록한 직전 최고가 28억5000만 원보다 가격이 1억5000만 원 올랐다.
송파구청이 재건축을 확정한 압구정동 한양 1차 아파트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단지의 전용면적 121㎡는 지난 13일 신고가 39억 원에 매매됐다. 기존 신고가 35억 원보다 4억 원 높은 수준이다.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에서도 일부 단지에 문의가 늘면서 재건축 단지 가격 하락 폭이 줄었다. 지난주 1기 신도시의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은 0.5% 내리며 전주(-0.08%) 대비 낙폭을 좁혔다. 전체 경기도 아파트(-0.07%)보다도 완만한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 완화가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이동률 기자 |
신고가 사례의 출현은 정부의 완화된 재건축 규제가 도입 단계에 이르면서 매수문의가 늘어난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개정된 규제에 따라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아파트들도 2차 안전진단을 생략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재건축확정' 판정(E등급)을 받아야만 추가 안전진단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실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에선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송파구청은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에 따라 이달 10~15일 안전진단 자문위원회를 열고 올림픽선수기자촌, 한양 1차, 풍납미성, 풍납극동 아파트의 재건축을 결정했다. 네 단지 모두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지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양천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 목동신시가지 1~14단지 역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동의서 접수와 설명회를 열었다. 양천구는 지난달 9일 목동 3·5·7·10·12·14단지 등 6개 단지에 대한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를 통보했다. 목동1·2·4·8·13단지 등 5개 단지도 D등급을 받았다.
재건축 사업 추진이 현실화한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남아있는 규제의 허들이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잇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셕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 등 여타 거시경제적 요건이 유지됐음에도 재건축 아파트 거래량이 소폭 늘어난 것은 규제완화의 효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정책에 따른 시장 변화는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추격매수가 붙지 않으면 매매가격 추세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진단 규제가 풀렸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재건축 사업 추진의 걸림돌과 거래 저해요인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또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재건축 단지의 가격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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