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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하>] '돈 잔치' 은행권, 尹 질타에 10兆 카드 꺼냈지만…"말만 번지르르" 비판
입력: 2023.02.19 00:03 / 수정: 2023.02.19 00:03

'보증 배수' 효과일 뿐…"자성·개선안 미비" 비판
'오픈런' 브랜드, 소비자 고충 무시 논란


은행권이 막대한 성과급과 희망퇴직금으로 돈 잔치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은 5대 은행 /더팩트 DB
은행권이 막대한 성과급과 희망퇴직금으로 '돈 잔치'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은 5대 은행 /더팩트 DB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 대통령 질타에 은행권 '10조 원 서민금융' 꺼냈지만 '속빈강정'

-금융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막대한 성과급과 희망퇴직금으로 '돈 잔치'를 했다는 따가운 비판을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받은 은행권이 향후 3년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10조 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는데요. 이마저도 '속 빈 강정'이 아니냐는 냉담한 반응을 받는 등 여전히 뭇매를 맞고 있다면서요.

-네. 은행권은 비판이 잇따르자 지난 15일 3년간 10조 원 이상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상생금융 강화라는 목적 아래 취약차주 긴급 생계비 지원, 채무 성실 상환 대출자 지원, 서민금융상품 공급 확대, 소상공인 저금리 대환(갈아타기) 대출 보증 재원 추가 출연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 같은 공익성 강화 대책에도 여론은 싸늘한 분위기인데요. 당장 10조 원이라는 숫자를 내세웠지만 상당 부분은 보증 재원을 늘려 그 수십 배에 이르는 대출을 더 해주겠다는 이른바 '보증 배수' 효과로 채워졌기 때문입니다. 돈 잔치 논란을 부른 원인에 대한 깊은 자성과 개선안은 찾아볼 수 없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나옵니다.

-은행권에서는 오히려 성과급이나 희망퇴직금 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 이렇게 희망퇴직한 지가 15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해만 그런 것은 아닌데 갑자기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되고 있어 의문점을 갖게 된다. 요즘처럼 인플레이션이 심한 시기에 고용 선순환 차원에서 정년도 안 된 사람을 그냥 나가라고 할 수는 없지 않냐"고 토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이나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 정유업계는 은행권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며 억울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민간기업에서 정당한 경영 판단과 의사 과정을 거쳐 스스로 결정한 사항인데,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데 대해 언론이나 여론도 편을 들어주지 않아 더욱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그렇지만 은행권이 이를 자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면서요?

-네. 지난해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은행권은 예금 등 수신금리보다 대출금리 인상 폭을 높게 잡아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죠.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시간 단축에 나선 은행권이 영업시간 복원 문제를 놓고 은행 노조가 정당한 이유 없이 영업시간 복원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금융소비자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불거졌습니다. 은행들의 이러한 행태 탓에 여론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질타하고 나섰는데,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나요?

-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은행의 성과급 지원을 '돈 잔치'라고 비판한 이후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은행권을 질타했는데요. 윤 대통령은 "금융·통신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를 주문했습니다. 특히 "우리 은행 산업에 과점의 폐해가 크다"며 김주현 금융위원회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실질 경쟁 시스템 강화 방안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이달 중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TF는 상반기 중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은행권 경쟁 촉진과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 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감독원도 나섰다면서요?

-금융감독원도 아예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데요. 완전 경쟁 유도 방법으로는 은행 인가를 용도나 목적에 따라 세분화해 소상공인 전문은행이나 중소기업 전문은행 등을 배출하는 방안, 기존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외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가로 허용하는 방안, 핀테크 업체의 금융업 진출 확대 방안 등이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의 비판에서 시작된 개혁의 불씨가 금융당국까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네요. 시중 은행들이 앞으로 변화를 위한 의지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뉴발란스와 스톤아일랜드가 협업한 스니커즈를 구매하기 위해 16일 오전 고객들이 스톤아일랜드 서울점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장병문 기자
뉴발란스와 스톤아일랜드가 협업한 스니커즈를 구매하기 위해 16일 오전 고객들이 스톤아일랜드 서울점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장병문 기자

◆ '오픈런' 줄 서는 고객 외면하는 브랜드, '롱런' 가능할까요?

-마지막으로 유통업계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올해도 컬래버레이션 열풍이 한창이라죠.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굿즈(팬상품)를 구하기 위해 코끝을 찡하게 하는 새벽 강추위를 이겨내며 매장 앞에서 줄 서는 '오픈런'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오픈런에 피로감이 쌓인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는 모습이라는데, 요즘 분위기는 어떤가요?

-오픈런은 해당 브랜드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만들어 낸 일종의 구매 문화입니다. 한정판 제품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다 보니 웃돈 거래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리셀러(재판매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기업이나 개인)'들과 치열하게 구매 경쟁하고 있습니다.

밸런타인데이 주간의 사례를 들어볼까요. 지난 16일 글로벌 스포츠 용품 기업 뉴발란스와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스톤아일랜드의 협업 스니커즈 '574 레거시'가 스톤아일랜드 일부 매장에서 우선 출시됐습니다. 해당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이 높은 터라 출시 현장의 구매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출시 전날부터 매장 앞에서 노숙을 한 고객들부터 당일 꼭두새벽부터 매장을 찾은 고객들까지, 스톤아일랜드 매장 앞에는 100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측의 폐쇄적인 대응 때문에 고객들의 불만이 터졌습니다. 스톤아일랜드 서울점의 '574 레거시' 물량은 단 70족에 불과했는데, 이러한 정보를 모르고 수많은 고객들은 수 시간 동안 매장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브랜드 관계자들은 구매 기회가 없는 고객들이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는 걸 알면서도 홍보를 위해 줄을 세운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스톤아일랜드 서울점을 찾은 40대 직장인 A 씨는 "한정판 제품 물량이 비공개라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힘든 환경에서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해 번호표를 배포하는 등 브랜드에서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내비쳤습니다.

-브랜드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소비자들의 바람과 달리 브랜드는 고객들의 고충에 전혀 관심 없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습니다. 줄 서기는 고객들 스스로 만든 문화일 뿐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해당 브랜드 관계자들이 설명했습니다.

-고객들의 고충을 해소하려는 노력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만 신경 쓰는 모습으로 보이네요. 고객들이 철저하게 외면한 뒤에도 지금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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