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자산 절반가량 퇴직연금이 차지
IFRS17 도입 시 건전성 악화 예측 나와
17일 관련 업계와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기준으로 푸본현대생명의 총 자산은 19조8504억 원이었으며 이 중 퇴직연금은 8조9831억 원으로 45.2%를 차지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올해 IFRS17(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회계상 부채로 구분하는 퇴직연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푸본현대생명의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관련 업계와 생명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기준으로 푸본현대생명의 총 자산은 19조8504억 원이었으며 이 중 퇴직연금은 8조9831억 원으로 45.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현대차 그룹에 편입된 이후 2016년부터 현대차 계열사들의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맡게 되면서 특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게 됐다. 2018년 대만 푸본생명이 인수한 이후에도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푸본현대생명은 교보생명과 퇴직연금 시장 2위를 두고 경쟁 중이다. 1위는 삼성생명이다. 푸본생명이 작년 8월 말 기준 퇴직연금 자산 9조520억 원 기록하면서 업계 2위를 확고히 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 교보생명은 8조8857억 원이다.
다만 올해부터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푸본현대생명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IFRS17에서는 기존 RBC와 달리 일반계정과 함께 퇴직연금이 포함된 특별계정을 금리리스크(듀레이션)에 반영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푸본생명 부채 듀레이션의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다. 퇴직연금의 만기가 1~5년으로 일반 보험에 비해 짧기 때문이다.
현재 부채 듀레이션은 다른 보험사와 비교해 낮은 편에 속한다. 일반계정이 저축성보험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저축성 보험 비중은 57.7%로 산업평균(27.6%)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최근 은행이 평균 연 5.13%대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은 것도 푸본현대생명에는 부정적인 요소다.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규모는 약 300조 원이며 80%의 만기가 매년 12월 말에 몰려 있다. 해마다 전체 퇴직연금의 30%가 이동한다.
한국기업평가 송미정 책임연구원은 "대규모 퇴직연금 적립금 보유로 실질 부채듀레이션이 자산듀레이션을 크게 밑돌고 있어 일반적인 생명보험사와달리 금리상승이 자본관리에 불리하다"며 "듀레이션갭과 LAT 결과 등 주요 규제 대응력 지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규제변화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30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새 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 등 규제변화에 따른 자본 건전성 강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사장은 "지난해에는 대외 경제환경의 악화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역경을 극복하면서 더 강해지는 회복 탄력성,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과감한 용기로 기존 방식에 만족하지 말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