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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후임 찾기' 계획 또 변경…전경련, 당분간 권한대행 체제로
입력: 2023.02.18 00:00 / 수정: 2023.02.18 00:00

권한대행으로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추천
권한대행 체제 아래 차기 회장 물색 전망
다들 손사래…차기 회장 인선 장기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을 찾지 못하고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더팩트 DB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차기 회장을 찾지 못하고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계획이 또 변경됐다. 차기 회장 선임을 다루는 정기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과거 위상을 회복하고 '재계 맏형' 역할을 되찾아오기 위해 존재감이 큰 인물이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점에서 추후에도 회장 선출 작업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회장 후보 추천위원장인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최근 허창수 회장에게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차기 회장 권한대행으로 추천했다. 김병준 회장 또한 회장 권한대행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전경련의 계획이 또 한 번 수정된 것이다. 그동안 부회장단 안에서 회장을 선출해왔던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뒤를 이을 인물을 내부적으로 찾았지만, 주요 후보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웅열 명예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등이 고사하면서 인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이웅열 명예회장이 회장 후보 추천위원장을 맡아 정기총회가 열리는 오는 23일까지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마찬가지로 차기 회장에 오를 적절한 인물을 찾지 못해 고심 끝에 권한대행 체제를 선택한 셈이다.

차기 회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허창수 회장 퇴임설이 나왔던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제기됐다. 현 허창수 회장 역시 회장직을 이어온 것이 자신의 뜻은 아니었다. 허창수 회장은 2017년, 2019년, 2021년 거듭 퇴진 의사를 밝혔으나,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연임을 수락했다. 결국 2011년 이후 6회 연속 맡으면서 '최장수 회장' 반열에 올랐다.

전경련은 1961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일본 경제단체연합회(經團連·게이단렌)를 모델로 설립을 주도한 한국경제인협회가 모태다. 1968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뒤 정주영(현대)·구자경(LG)·최종현(SK)·김우중(대우) 등 주요 그룹 회장이 조직을 이끌면서 재계 대표 단체의 위상을 갖췄다. 허창수 회장은 33대 회장으로 취임한 뒤 38대까지 맡고 있다.

권한대행은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맡는다. /남윤호 기자
권한대행은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맡는다. /남윤호 기자

회장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 건 주요 기업인들이 국정농단에 연루됐던 전경련의 회장직을 맡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아직 롯데, 한화 등이 회원사로 남았지만, 문재인 정부 때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전경련 패싱' 굴욕을 겪었다.

권한대행에 오른 김병준 회장은 대구상고, 영남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국민대 교수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당시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교육부장관 겸 부총리를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으나, 임명되지는 않았다. 현 여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을 거쳐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도 지냈다. 김병준 회장은 앞서 전경련 회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순수 민간 경제단체인 전경련의 회장으로 선임되기엔 재계와 인연이 깊지 않아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경련은 정기총회를 통해 회장 권한대행을 위한 기구를 설립하고 김병준 회장에게 기구의 장을 맡길 것으로 관측된다. 김병준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몇개월 동안 전경련을 이끌면서 조직을 가다듬은 뒤 재계 인사가 맡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재계는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련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지지 않는 데다,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재계 맏형 자리를 되찾아야 하는 중대 과제를 고려했을 때 아무 이름이나 올릴 수 없는 실정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재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존재감이 큰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현재 재계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차기 회장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형 인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부 인사가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평가다. 앞서 이웅열 명예회장은 '국민 소통'이 핵심 키워드인 전경련 중장기 발전안의 1차안을 공개하면서 "전경련의 변화는 그동안 전경련이 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을 찾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함께 호흡하고 진정성 있게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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