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사업 부진 영향
구체적인 연봉 액수 다음 달 공개 예정
삼성전자 최고경영진 5명이 지난해 개인당 약 43억 원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 최고경영진 5명의 연봉이 전년과 비교해 대폭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불황이 깊어지면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봉을 삭감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고통 분담 차원의 CEO 연봉 삭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등기이사 11명(사내이사 5명·사외이사 6명)에게 총 225억 원을 지급했다.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사외이사 6명의 총 보수액이 10억9300만 원으로 확인된 점을 고려하면 사내이사로 활동한 CEO 5명이 받은 보수 총액은 214억700만 원으로 추산된다. 대상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경영지원실장 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등이다.
결과적으로 1인당 평균 42억8140만 원의 연봉을 받은 것이다. 이는 지난 2021년 삼성전자 사내이사의 1인당 평균 연봉인 63억 원 대비 20억 원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등이 부진하며 영업이익이 급감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3조3766억 원으로 전년보다 15.9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IT·전자 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애플, 구글, 인텔과 같은 대형 기업들의 CEO들도 연봉 삭감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팀 쿡 애플 CEO가 실적 악화로 인한 주주들의 반발에 스스로 연봉 삭감을 요청, 지난해 9940만 달러(약 1252억9370만 원)에서 40% 줄어든 4900만 달러(617억6450만 원)를 올해 연봉으로 받는다. 팻 겔싱어 인텔 CEO의 경우 올해 기본급 25%를 반납하기로 했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도 올해 초 "경영진의 연간 보너스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CEO들의 구체적인 연봉 액수는 다음 달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