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EBS 장학퀴즈 50주년 특별방송
최장수 TV프로그램…출연자만 2.5만 명
최종현 SK 선대회장 "일생 80% 인재 육성에 써"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대를 이은 '인재경영'이 장학퀴즈를 반백 년 역사의 한국 최장수 TV 프로그램 자리에 올려 놓으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SK그룹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자원이 부족한 이 나라의 희망은 인재다."(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SK그룹의 대를 이은 인재경영이 한국 최장수 TV 프로그램을 탄생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16일 SK그룹에 따르면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인재보국 경영철학에 따라 지난 1973년 SK 단독후원으로 첫 전파를 탄 '장학퀴즈'가 오는 18일 방송 50주년을 맞는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인재보국 경영철학에 따라 지난 1973년 SK 단독후원으로 첫 전파를 탄 '장학퀴즈'가 오는 18일 방송 50주년을 맞는다. /SK그룹 |
◆ 출연자만 2만5000명…'반백 년 역사' 장학퀴즈, 최장수 프로그램
최장수 TV 프로그램인 장학퀴즈는 50년 역사만큼 숱한 기록을 쏟아냈다. 1973년 2월 MBC가 방송을 시작했고, 1997년 1월부터는 EBS로 옮겨 방송을 이어왔다. 이미 1993년에 국내 최장수 TV 프로그램으로 기네스북에 올랐고, 한국기록원도 50주년을 맞아 새로 최장수 인증을 보탰다. 지금까지 모두 2344회가 방영됐으며 출연자만 약 2만 5000명, 방송시간이 2000시간에 달한다.
역대 출연자 중에는 배우 송승환, 가수 김광진·김동률, 국회의원 김두관, 영화감독 이규형, 방송앵커 한수진 등을 포함해 학계와 재계, 법조계, 의료계 등 사회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로 활발히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차인태, 손석희, 원종배 등 남녀 아나운서만 33명이 거쳐 갔다.
EBS는 오는 18일 '장학퀴즈 50주년 특집-인재의 비밀'을 방송한다. '50년 역사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을 콘셉트로 한 특별방송은 경기도 판교의 SK텔레콤 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EBS는 오는 18일 '장학퀴즈 50주년 특집-인재의 비밀'을 방송한다. 특별방송에서는 최첨단 확장현실 기법으로 생생히 구현된 과거 장학퀴즈 스튜디오에서 당시 출연자와 현재 출연자들이 50년 시공을 뛰어넘어 흥미진진한 퀴즈대결을 펼친다. /SK그룹 |
최첨단 확장현실(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을 망라한 3차원 버추얼 영상기술) 기법으로 생생히 구현된 과거 장학퀴즈 스튜디오에서 당시 출연자와 현재 출연자들이 50년 시공을 뛰어넘어 흥미진진한 퀴즈대결을 펼친다. 아울러 18년간 진행을 맡았던 차인태 전 아나운서와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도 출연해 장학퀴즈 추억을 되짚고 시대에 따라 변화한 인재상을 소개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집방송 축사에서 "장학퀴즈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문화코드가 되어왔다"며 "어느 때보다 변화의 파고가 높은 시대를 맞아, 청소년 여러분이 변화를 창조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지난 1972년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설립했다. /SK그룹 |
◆ 서해개발부터 최종현학술원까지…SK 인재경영 '현재진행형'
장학퀴즈의 반백 년 역사의 시발점은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경영이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자원과 기술이 부족한 한국이 강대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인재를 키우는 것임을 강조하며 1970년대부터 기업인으로서는 선지적으로 인재 양성 사회공헌에 다각도로 뛰어들었다.
지난 1972년에는 '사람을 키우듯 나무를 키우고, 나무를 키우듯 사람을 키운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설립했다. 당시 선대회장은 3만ha의 임야에 수익성 좋은 나무를 심어 1년에 1000ha씩 벌목과 식목을 반복해 한국고등교육재단 재원 조달자금으로 활용하는 '수목경영'을 도입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이어 1974년 석유파동에다 겨우 50대 기업에 드는 선경이 장학사업을 벌이긴 어렵다는 사내 반대가 나오자, 사재를 털어 1974년 사재를 털어 교육·연구지원 목적의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50년간 한국인 최초의 하버드대 종신 교수인 박홍근 교수,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 천명우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등 세계 유명 대학의 박사 861명을 배출했고, 장학생 4261명을 지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선친의 인재경영 철학을 이어가며 인재육성에 힘쓰고 있다. 2018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1층에서 열린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20주기 사진전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의 모습. /SK그룹 |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선대회장에 이어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선친의 인재경영 철학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9년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인재육성 유지를 잇기 위해 사재인 SK㈜ 주식 20만 주(당시 520억 원 상당)를 출연, '최종현학술원'을 창립한 최태원 회장은 인재육성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매년 개최되는 'SK 신입사원들과의 대화', 재단 선발 장학생 격려 오찬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인재 육성과 관련한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해 오고 있다.
◆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선대회장 일화·어록 재조명
인재 양성을 최우선 실천과제로 제시한 최종현 회장의 일화와 어록도 재조명되고 있다.
1972년 MBC가 장학퀴즈 광고주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자 최종현 회장은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면, 열 사람 중 한 사람만 봐도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다. 당시로는 처음인 기업 단독후원사 자격이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자원·기술이 부족한 한국이 강대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인재를 키우는 것임을 강조하며 1970년대부터 기업인으로서는 선지적으로 인재 양성 사회공헌에 다각도로 뛰어들었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는 모습. /SK그룹 |
국비 장학생도 없었던 시절, 한국고등교육재단이 1970년대 초반 당시 서울 아파트값 한 채가 넘는 유학비용을 지급하는 장학생 모집공고를 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재단 장학생 출신인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은 "말도 안되는 공고였다. 해외유학을 가는데, 학업 외 아무 조건 없이 엄청난 등록금과 생활비까지 보장해 준다고 했다. 혹시 이상한 종교단체나 중앙정보부에서 지원해 주는 것으로 의심까지 했다"고 회고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또 지난 1980년 전국경제인연합회 강연에서는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기업을 경영한다는 소박한 원리는 잊고 있는 것 같다"며 "나는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국고등교육재단 1호 장학생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최종현 회장은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경제계의 리더로서 높이 평가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위해 시민적 책무를 다해 사회발전에 헌신했던, 진정한 의미에서 사회 전체의 큰 지도자로 길이 칭송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