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6.4%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수치로,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번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6.4%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달(6.5%)에 비교해서는 0.1%포인트 낮아졌다. 시장 예상치인 6.2%보다는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로써 미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를 기록한 이후 △7월(8.5%) △8월(8.3%) △9월 (8.2%) △10월(7.7%) △11월(7.1%) △12월(6.5%)에 이어 1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보다 5.6% 올랐다. 지난해 12월 미국 근원물가 상승률(5.7%) 비교해서 0.1%포인트 떨어졌다.
주택 임차료 등 주거비용이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주거비용은 전월보다 0.7% 올라 전체 CPI 상승분(전월 대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전년 동월보다는 7.9% 상승해 근원 CPI 상승분(전년 대비)의 60%를 차지했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에너지 물가가 오른 점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0%, 전년 동월보다 8.7%씩 상승했다. 휘발유와 천연가스가 전월 대비 각각 2.4%, 6.7% 급등하면서 전체 에너지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리고,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완화)'이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Fed가 금리 인상 중단 논의를 조기에 시작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3월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중 금리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을 기대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최소 한 차례 추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4.75%다.
실제 파월 의장은 지난 1일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를 "데이터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포트폴리오 헤드는 "이번 CPI 보고서에서 큰 놀라움은 없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기는 했지만 평상시 수준까지 떨어지는 것은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동시장이 과열돼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3월 FOMC까지 2월 고용보고서 등이 남아있는 만큼 1월 물가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 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은 금리를 0.5%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이를 변경하려면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며 "1월 물가 보고서는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