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후보 추천 주주제안 발의…임경종 후보 추천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3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낙하산 인사 방지' 위한 정관 개정 요구와 사외이사후보 추천 주주제안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정소양 기자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낙하산 인사 영입 방지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
김정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 당선인은 3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KB금융 노동조합은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한 정관 일부 개정을 요구했다.
KB금융 노조는 "최근 금융권 대표이사 인선과 관련해 이른바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며 "KB주주들이 오랜 기간 경계해온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으로부터 여전히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역시 완벽하게 자유롭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KB금융지주는 KB금융의 주인인 주주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대리인의 주주이익 침해 방지,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 기업 권력의 집중과 남용방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등과 관련한 합당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KB금융노조는 "정치 권력의 외압에 무기력하거나 타협하려는 경영진과 이사회의 태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려면 주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며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을 사전에 불식시키고 이사회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영향받지 않는 상태에서 KB금융지주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충실할 수 있는 근원적인 해결책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KB금융노조는 대표이사 선임 규정에 낙하산 인사 방지 조항을 신설하는 주주제안을 요구했다.
현재 KB금융의 정관 제40조에 따르면 이사회는 이사회의 결의로 이사 중에서 대표이사 회장 1인을 포함한 약간 명의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KB금융노조는 해당 조항을 '공직자 윤리법'을 준용해 'KB금융의 대표이사(회장) 선출시 최근 5년 이내에 국회, 정당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합산하여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로 선임할 수 없다'로 개정을 요구했다.
김정 당선인은 "경영의 투명성과 직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KB금융노조는 이날 주주제안 사외이사후보 추천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류제강 KB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오는 3월 열리는 KB금융지주 정기주총을 맞아 임경종 사외이사후보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KB금융 이사회는 정당한 법적 권리인 주주제안권을 계속해서 부정해왔다"며 "그 결과 전문성이나 독립성이 결여된 경영진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가 계속 선출됨에 따라 갖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인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의 경영 성과가 가히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노조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결과 KB부코핀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6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2조원 가까운 자본을 투자했고 누적 적자는 7000억원에 달한다. 그는 KB금융 이사회가 지금까지 5차례 진행한 투자 안건 심의에서 전원 찬성을 했다고 주장했다.
류 위원장은 "KB부코핀은행 경영 상황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데 경영진과 사외이사는 무엇을 하고 있나"며 "KB금융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해외사업, 특히 인도네시아 전문가가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B금융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는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 대표이사다. 임 후보는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3년 근무하면서 해외 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 전문성을 쌓았다. 6년 이상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도 있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지주의 이사회는 전문성이 최대로 융합되어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진 견제 기능을 출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현 이사회는 금융, 경영, 재무/리스크관리, 회계, 법률/규제, ESG/소비자보호, IT/디지털 각 분야의 최고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외이사 후보풀도 현재 7개 분야의 총 130명 수준으로 사외이사호보추천위원회가 반기별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부코핀은행 적자와 관련해서는 "KB부코핀은행의 경우 배드뱅크를 인수해서 굿뱅크로 전환하는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시간은 다소 걸리겠지만 자본 투입을 통한 우량은행 전환과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영업력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 노조는 지난 2017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KB금융 지배구조 개선하기 위해 정관 개정, 주주제안 실시해오고 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