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둔화하고 기업 실적 호조에 뉴욕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가 27일(현지시각) 이틀 연속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직원이 시세판을 처다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 상승)이 둔화되고 기업이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에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대 지수 모두 상승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루시드그룹은 각각 11%, 43% 폭등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2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0.08%(28.67포인트) 오른 33,978.08로 거래를 마쳤다.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0.25%(10.13포인트) 상승한 4070.56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주임의 나스닥지수는 0.95%(109.30포인트) 뛴 1만1621.71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에 1.8% 올랐고, S&P500지수는 2.5%가량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4.3%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4주 연속 올랐다.
업종별로는 S&P500지수 구성 임의소비재(2.27%), 부동산(0.94%), 통신(0.88%), 기술(0.44%) 등 6개 업종 관련주가 오르고, 에너지(-1.99%), 헬스(--0.69%), 소재(-0.34%) 등 5개 업종 관련주는 하락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는 27일 11% 폭등하면서 지난 2013년5월 이후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AP. 뉴시스 |
종목별로는 기업 실적에 주가 희비가 엇갈렸다.전기차업체 테슬라는 랠리가 계속되면서 11% 폭등, 177.88달러로 마감했다. 한 주간 33% 오르면서 2013년 5월 이후 최고의 주간실적을 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65% 폭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올해 생산량 목표를 200만 대로 제시한 데 이어 이날 백악관 고위 관리 두 명을 만나 바이든 행정부와의 전기차 시장 확대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게 호재로 작용했다.
경쟁사인 루시드의 주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루시드의 남은 지분을 모두 사서 상장을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에 43% 상승했다. 종가는 12.87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기업 인텔은 극히 부진한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내놓은 뒤 주가가 6.41% 급락한 28.04달러로 마감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주당 16센트, 6억44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해 주당 19센트 순이익을 낼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인텔의 4분기 매출액은 140억 달러로 시장의 예상치인 145억 달러를 밑돌았으며, 전년보다 32% 줄었다. 또 1분기 매출 예상치도 105억~115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40억 달러에 못 미쳤다.
석유메이저 셰브론의 주가는 회사의 4분기 매출액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순이익이 주당 4.09달러(79억 달러)로 예상치(주당 4.38달러)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4.44% 급락했다. 연간 순이익은 365억 달러로 전년의 두 배로 불어났고 2011년 세운 역대 최고기록인 약 100억 달러 초과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주가는 회사의 4분기 실적은 예상치에 못 미쳤으나 2023회계연도 가이던스가 예상치를 웃돌고, 배당을 15% 확대할 것이라는 소식에 10.54% 올랐다.
장난감 제조업체 해즈브로의 주가는 회사가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의 15%인 1000명을 감우너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 6.7%하락했다.
대형기술주 가운데서는 대장주인 애플 주가는 1.37% 올랐으며, 구글모기업인 알파벳은 1.9%, 메타플래폼(페이스북)은 3.01%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투자자들은 이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관심을 갖는 물가지수와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주목했다.1월31일부터 2월1일까지 이어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것으로 나오자 시장은 크게 환영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5% 상승하면서 상승폭이 11월(5.5%)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고객이 결제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주고 있다./미국 상무부경제분석국 |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올랐다. 이는 지난 11월의 4.7% 상승보다 낮아진 것으로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PCE 가격지수는 Fed가 정책결정을 할 때 선호하는 물가지수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지난해 9월에 5.2% 오른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으나 전달(0.2% 상승)보다는 상승률이 소폭 올랐다.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12월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올라 전월의 5.5% 상승보다 낮아졌고,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또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기대도 하락했다. 미국 미시건대학이 발표하는 1월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9%로 지난해 12월 4.4%보다 완화됐다. 이는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9%로 전달과 같았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 Fed의 금리 인상 압박을 완화한다. Fed는 다음주 예정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99.2%를 기록했다.
카슨 그룹(Carson Group)의 라이언 데트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CNBC에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경제가 버텨주는 데 힘입어 우리는 유달리 강한 1월을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숲에서 나오지 않았다. 다음 주에는 Fed (회의가) 있으며 그들은 이번 랠리(상승)에 약간의 찬물을 끼얹고 싶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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