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지난해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유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GS칼텍스가 임직원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25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 2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안내문을 통해 지난해 경영 실적 달성에 대한 성과급으로 기본 연봉의 50%를 오는 27일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지난해 지급된 성과급과 동일한 수준이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초호황을 누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국제 유가가 상승했고,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됐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등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값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기본 연봉 50% 지급을 결정한 GS칼텍스만 놓고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4조309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보다 약 186% 증가한 수치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전남 여수 제2공장 올레핀 생산시설 준공을 기념해 전 임직원에게 기본 연봉의 15%를 격려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도 기본급 1000% 수준의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마찬가지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2조7770억 원으로, 2021년(8516억 원) 대비 226%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GS칼텍스가 상당한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정유 업계 '성과급 잔치'는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도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해 3분기까지 각각 160%, 104% 증가한 누적 영업이익 4조6822억 원, 3조5656억 원을 기록한 상태다.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기본급의 1000%, 상대적으로 임직원 수가 적은 에쓰오일은 기본급의 16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처럼 정유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이어가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횡재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횡재세는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낸 기업에 추가로 징수하는 초과 이윤세를 의미한다.
최근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본 정유사들의 횡재세를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쓸 수 있도록 하는 후속 법안 4건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과도한 정유사, 에너지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유럽에서 채택하는 것처럼 횡재세까지는 아니더라도 현행 있는 제도를 활용해서 부담금을 일부라도 부담해 국민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입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상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횡재세 도입과 관련해 말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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