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출산 임직원 64명에게 공기청정기 선물
이재용표 '뉴삼성', 여성 인재 영향력 커진다
이재용 "워킹맘, 진정한 애국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자녀늘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삼성전자의 공기청정기를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사내 워킹맘 10여 명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에도 '삼성 워킹맘'들을 향한 소통과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7일 자녀를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삼성전자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했다.
이 회장은 선물과 함께 전달한 카드에 "가정에 찾아온 소중한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며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사랑스러운 자녀가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기를 바라며, 항상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사내 워킹맘 챙기기'는 이미 수년째 진행형이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을 목전에 두고 국내외에서 분주한 행보를 이어갈 때도 별도로 시간을 내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찾아 최고경영진과 회의를 갖기 전 1980년생부터 1992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내 워킹맘 10여 명과 만나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직원이 애국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이들의 최근 관심사와 고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장과 가정생활 변화 등에 관해 격식 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이들과 대화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특히, 이 회장은 한 직원이 "엄마가 회사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요청하자, 직접 해당 직원의 스마트폰으로 영상 메시지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이 회장은 영상에서 "어머니가 삼성SDS라는 회사에서 정말 중요하고, 남들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가 좋아지는 일을 열심히 하셔서 00이랑 같이 못 놀아 주는 거야. 건강하고, 착하고, 곧바르게 자라야 해. 안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소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장은 이보다 약 일주일 전에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 사내 어린이집을 직접 찾아 운영 현황을 살피며 직원들의 이용 방법과 육아휴직 현황 등을 챙겼다. 지난 2020년 8월에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사내 워킹맘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코로나19 여파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이 커진 워킹맘들의 고충을 들었다.
이 회장은 당시에도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꿔야 한다"라며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고,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의 여성 중시 경영 철학은 삼성의 인사제도는 물론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워킹맘과 소통 이후 삼성은 △모성보호 인력 전면 재택근무 실시 △육아휴직 확대 △임신 휴직, 난임 휴가제 실시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등 사내 워킹맘에 초점을 맞춘 별도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육아휴직에 따른 여성 임직원들의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을 마련해 출산 후 복직 시 연착륙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단행한 2023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사상 첫 '여성 사장'을 배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9일간의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친 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출국장을 나서는 모습. /이새롬 기자 |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도 변화는 감지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단행한 2023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여성 사장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능력 있는 여성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한 이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에서도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사내 워킹맘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은 대기업의 복지 개선 사례를 넘어 국가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저출산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이미 삼성이 '이재용 체제'로 전환한 만큼 앞으로 여성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춘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