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 원 상당 비자금 조성·재무제표 허위 작성 혐의
신풍제약 주가, 21만4000원서 2만 원대로
검찰은 지난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문수연 기자] 신풍제약이 횡령·배임, 주가 하락 등 악재에 휩싸인 가운데 검찰이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0일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성상욱 부장검사)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장원준 전 대표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2011년 4월~2018년 3월 의약품 원재료 업체와 가공거래 후 차액을 돌려받아 57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고 있으며, 신풍제약의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해 공시한 혐의도 있다.
신풍제약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차례 리베이트, 분식회계로 적발됐으며, 특별세무조사에서 세금 탈루, 비자금 조성으로 세금을 추징당하기도 했다.
이에 신풍제약 창업주 고(故) 장용택 전 회장의 아들인 장 전대표는 2011년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으며, 신풍제약은 당시 상장 실질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장 전 대표는 사임한 뒤에도 경영에 지속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전 대표는 지난 2015년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송암사를 설립하고 신풍제약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송암사는 신풍제약 지분 24.2%를 보유 중이며, 장 전 대표는 송암사 지분 72.9%를 갖고 있다.
신풍제약은 지난 2016년에도 국세청 특별세무조사에서 불법 리베이트와 회계상의 잘못이 적발돼 약 200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악재가 발생하면서 신풍제약의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20년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해 9월 26일 21만4000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던 신풍제약의 주가는 20일 오전 10시 50분 기준 전일 대비 0.73% 내린 2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11월 15일 3만2000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35.9%까지 하락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신풍제약의 횡령‧배임 금액은 63억 원 규모이지만, 검찰이 더 많은 비자금이 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횡령·배임금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5(대규모법인의 경우 1000분의 25)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판단 기준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