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MX사업부 산하 'AP 솔루션 개발팀' 신설
최근 애플 출신 반도체 전문가 영입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등에 적용될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을 목표로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자체 AP를 앞세워 갤럭시 스마트폰의 최적화를 이뤄낸다는 구상을 밝힌 삼성전자가 다음 달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에 애플 출신의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이종석 상무를 영입했다. 이 상무는 MX사업부 내에 AP 솔루션 개발팀 산하의 AP 아키텍처 그룹을 이끌며, '갤럭시 맞춤형' AP 개발 업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무는 지난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국내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로 이직했다. 이후 글로벌 무대로 자리를 옮겨 퀄컴, AMD 등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약 12년간 애플에서 근무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이 상무는 애플 재직 당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 전용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에도 참여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 전용 AP 개발을 목표로 인재 영입뿐만 아니라 조직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MX사업부 내에 AP 솔루션 개발팀을 꾸렸다. 현재 이곳은 퀄컴 출신의 최원준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AP는 컴퓨터의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기능이 통합된 시스템 반도체로 주로 모바일 제품용으로 개발돼 왔다. AP는 맡은 기능이 많아 '스마트폰의 두뇌'로도 불린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1년 자체 모바일 전용 AP인 '엑시노스'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국가와 지역별, 제품의 성능별로 갤럭시 스마트폰에 엑시노스나 퀄컴 등에서 개발한 AP를 탑재해왔다.
엑시노스는 2018년 갤럭시 기기 분기별 탑재율 50~60% 수준을 유지했다. 2019년 3분기에는 사상 최대인 76%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엑시노스 탑재 비율이 점차 줄어들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음 달 1일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자체 AP 개발 성과 등을 공개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진은 독일의 IT 매체 '원퓨쳐'가 보도한 갤럭시S23 예상 이미지. /원퓨쳐 캡처 |
특히 지난해 상반기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직후 발생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GOS) 논란이 결정적이었다. GOS는 고성능 게임이나 콘텐츠 시행 시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기 위해 탑재된 소프트웨어로 AP의 CPU나 GPU 등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린다. 일각에서는 GOS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이 엑시노스를 비롯한 삼성전자 AP 전략에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해 3월 사내 타운홀 미팅과 8월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GOS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AP 개발의 필요성을 꼽았다.
노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자체 AP 개발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노 사장은 갤럭시 전용 칩셋 개발 현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 "시장에 여러 정보가 나오고 있는데, 이 가운데 많은 것이 틀린 부분이 있고, 일정 부분은 맞는 등 혼재돼 있다"며 "몇 주 내로 신제품과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할 기회(갤럭시 언팩)가 있으니 기다려달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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