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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가전행사' 공식 깬 K-기업…삼성·LG 등 모빌리티 청사진 '눈길'
입력: 2023.01.11 00:00 / 수정: 2023.01.11 00:00

삼성전자·LG이노텍·SKT 등 글로벌 관람객들 'K-모빌리티' 관심
모빌리티 관련 전시 기업 300여 개 달해


CES 2023 참관객들이 6일(현지시간) 주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로 입장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CES 2023 참관객들이 6일(현지시간) 주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로 입장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3이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8일 나흘 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CES 2023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주제는 단연 '모빌리티'다.

총 300개 기업이 모빌리티와 관련해 전시장을 꾸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이노텍 등 국내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꼽은 모빌리티 관련 기술력과 솔루션을 공개하며 현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CES를 통해 기업별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 5일(현지시간) CES 2023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를 관람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집세 회장 오른쪽 옆 인물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올리버 집세 BMW 회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지난 5일(현지시간) CES 2023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를 관람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집세 회장 오른쪽 옆 인물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삼성전자는 이번 CES를 통해 지난 2016년 인수한 전장 자회사 하만과의 협업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인 '레디 케어'와 '레디 튠' 2종을 선보였다.

레디 케어는 차량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하고,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작동시키는 운전지원 솔루션이다. 주요 기능으로는 △인지 부주의 감지 △스트레스 없는 경로 안내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허브 '스마트싱스'와의 연계 등이 있다.

레디 케어를 차량에 적용할 경우 인지 부주의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시야와 인지 능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졸음 운전과 집중력 저하 등의 상황에 알아서 경고 메시지나 음향, 조명, 공조 장치 등으로 주의를 환기시켜준다. 또한 날씨와 교통체증 등 실시간 스트레스 요인을 반영해 대안 경로를 제안하기도 한다.

5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3의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전장 자회사 하만이 협업해 제작한 레디케어 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5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3의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전장 자회사 하만이 협업해 제작한 '레디케어' 기술이 소개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레디 튠은 카오디오에 탑재된 사운드 관리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특성과 취향에 따른 이퀄라이저 기능을 지원하고, 탑승자의 수나 좌석 위치에 맞춰 최적화된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도 지난 5일 삼성전자 CES 2023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레디 케어와 레디 튠을 체험했다. 체험을 마친 집세 회장은 "레디 케어와 레디 튠 기술이 인상적이었다"며 "실제로 구현이 가능한 서비스인지도 궁금증이 생긴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CES 2023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West Hall)에 마련된 LG이노텍의 오픈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CES 2023 이틀째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West Hall)에 마련된 LG이노텍의 오픈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CES 2023에서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전시장을 꾸린 LG이노텍도 전장 관련 콘텐츠로 호평을 받았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을 주제로 총 16종의 전장 부품이 실제로 탑재된 자율주행차 모형을 전시했다.

특히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센서 퓨전' 솔루션은 카메라 모듈과 레이더 모듈의 장점을 융합한 솔루션으로, 악천후 상황에도 정확하게 사물을 탐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이노텍은 CES 2023를 통해 잠재적 고객 확보의 성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전시 시작 전부터 이미 확정된 고객사 미팅 건수가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전시장 현장에서도 100건이 넘는 미팅이 즉석으로 성사돼 잠재고객 확보와 수주 확대에 이번 CES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ES 2023을 통해 앞서 밝혔던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더욱 구체화한 기업들도 눈에 띈다.

CES 2023 관람객들이 SK텔레콤의 미래 모빌리티인 도심항공교통(UAM) 체험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CES 2023 관람객들이 SK텔레콤의 미래 모빌리티인 도심항공교통(UAM) 체험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그룹 8개사와 함께 CES 2023을 찾은 SK텔레콤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도전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SK 전시관 한 켠에 마련된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은 실물 크기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에 올라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고 2030년 미래 부산을 날아 오르는 체험형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 CES 2023 현장에서는 전시 기관 내내 UAM 체험을 위해 길게 줄을 선 관람객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CES 2023을 통해 UAM 사업 청사진을 글로벌 시장에 선언한 SK텔레콤은 오는 2025년 한국 UAM 상용화, 2030년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CES 2023을 통해 UAM 사업 청사진을 글로벌 시장에 선언한 SK텔레콤은 오는 2025년 한국 UAM 상용화, 2030년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UAM 상용화, 2030년 완전 자율 비행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제시하며, 전기수직이착륙기 제조업체 조비 에에이션 등과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CES 2023 관람객들이 5일(현지시간) 소니 전시장을 찾아 전기차 아필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CES 2023 관람객들이 5일(현지시간) 소니 전시장을 찾아 전기차 '아필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국내 기업 외에도 올해 CES에서는 일본의 소니, 미국의 테슬라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도 모빌리티 기술력을 뽐냈다. 소니는 자동차 기업 혼다와 손을 잡고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표방한 전기차 '아필라'를 공개했다. 아필라는 오는 2025년 선주문을 받아 오는 2026년부터 북미에서 인도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소니 부스에 전기차 아필라가 전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소니 부스에 전기차 '아필라'가 전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아필라는 차량 외관에 카메라와 레이더 등 45개 센서가 내장돼 물체감지와 자율주행 성능을 갖췄다. 아울러 생산을 위해 미국의 반도체 회사 퀄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필라에는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가 탑재될 예정이다.

보링 컴퍼니는 CES 2023 주요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앞에 베이거스 루프 정류장을 설치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보링 컴퍼니는 CES 2023 주요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앞에 '베이거스 루프' 정류장을 설치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이미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력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는 자가용 등 개인 이동수단을 넘어 미래형 대중교통의 콘셉트를 전달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테슬라 설립자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보링컴퍼니가 제작한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인 '베이거스 루프'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CES에서 첫 선을 보인 베이거스 루프는 일론 머스크가 '미국의 도심 교통 체증을 완화하겠다'는 포부로 선보인 이동 시스템이다. 1년 전 주 행사장 LVCC 지하에 길이 2.7㎞, 깊이 12m의 터널을 뚫어 베이거스 루프를 운영한 보링컴퍼니는 올해도 LVCC 센트럴홀과 웨스트홀을 연결,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이동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6일(현지시간) 기자가 탑승한 테슬라 모델X 차량이 CES 2023의 주요 전시장 중 하나인 웨스트홀에서 센트럴홀까지 베이거스 루프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6일(현지시간) 기자가 탑승한 테슬라 모델X 차량이 CES 2023의 주요 전시장 중 하나인 웨스트홀에서 센트럴홀까지 베이거스 루프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센트럴홀 지하와 웨스트홀 인근에 각각 마련된 정류장에 들어서면, 약 100대의 테슬라 '모델X', '모델Y' 차량이 수시로 루프를 오가며 관람객들을 실어나른다. 터널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는 터널 지름은 자가용 한 대가 지나갈 정도로 좁다. 속도는 30~40마일(약 50~60km)를 유지하며 도보로 약 10~15분 거리를 1분만에 주파했다. 터널 주변은 휘향찬란한 조명을 설치해 더욱 몽환적이고 미래적인 느낌을 줬다.

다만, 베이거스 루프는 자율주행 방식이 아니라 운전자가 차량을 모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보링 컴퍼니는 라스베이거스 전역으로 루프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베이거스 루프 관계자는 "베이거스 루프의 본래 목적은 (CES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대규모 대중교통 시스템 혁신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 라스베이거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으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성공할 경우 사람들에게 가장 귀중한 자원인 시간을 절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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