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L이 5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3 부스에 크램쉘형 폴더블 스마트폰 '시카고' 시제품을 배치했다. 사진은 TCL의 시제품(왼쪽)과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를 비교한 모습.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더팩트｜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어! 만지시면 안돼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이 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3에서 크램쉘형 폴더블 스마트폰 '시카고' 시제품을 전시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이를 직접 체험하도록 한 것과 달리 이곳 TCL 부스는 삼엄한(?) 회사 관계자들의 보안에 제대로 된 관람이 어려웠다.

실제 이날 행사 부스에 배치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4'를 챙겨왔지만, 두 제품 간 제대로 된 비교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시제품 옆으로 '갤럭시Z플립4'를 놓고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직원이 황급히 달려와 제지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프로토타입 제품으로, 내구성 등의 문제가 있어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폴더블 폰을 쳐다보면서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모양의 제품이 있지만,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등의 측면에서 그 제품과는 엄연히 다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후에 TCL 부스를 다시 방문하자, 회사 측에서 오전에는 없었던 제품 보호막을 설치, 관람객들이 제품을 아예 만질 수 없도록 조치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삼성전자와 TCL의 부스가 나란히 마련돼 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프로젝트 시카고’(이하 시카고)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크램쉘(조개껍데기)형 폴더블폰인 '갤럭시Z플립' 시리즈와 매우 흡사했다. 카메라 배치 등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화면을 약간 구부려 나란히 둔다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시카고는 화면을 펼치면 6.67인치의 크기이며, 접었을 때 1.1인치 보조화면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TCL은 지난해 CES 2022에서 시카고 시제품을 공개했다. 시카고는 공개 당시 베젤을 줄이는 디자인 변화와 휴대전화를 접었을 때 이를 조작할 수 있는 작은 화면인 커버디스플레이 크기 확대 등의 혁신을 보여준 갤럭시Z플립 시리즈와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TCL은 5일(현지시간) 폴더블폰 프로토타입 제품 주변에 투명한 보호막을 둘러 사람들이 만질 수 없도록 했다. /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그러나 TCL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시카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지 않다.

슈테판 스트라이크 TCL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지난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시카고 프로젝트는) 부품조달 지연과 생산원가 상승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 출시되기 어려워 무기한 보류됐다"고 밝혔다.

TCL은 지난해 CES에서도 디자인은 갤럭시Z플립 시리즈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폴더블폰을 여닫는 핵심부품인 힌지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해는 아예 이와 같은 비교를 차단하기 위해 이와 같은 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TCL은 TV와 스마트모니터 등 스크린 제품은 LG전자와 유사하게 부스를 꾸렸다. 특히 게이밍 관련 제품 전시 공간에서 뉴트로한 콘셉트를 앞세운 LG전자의 '금성오락실’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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