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침대가 올해도 제품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안정호 대표. /이중삼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연초 가구업계 가격 인상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몬스 침대(시몬스)는 2년 연속 '가격 동결'을 선언해 눈길을 끈다. 물가 상승 압박에 부담은 크지만 소비자·협력사에 무거운 짐을 떠넘길 수 없다는 것이 시몬스 입장이다. 시몬스는 자체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른 방법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결정이 매출과 영업이익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년째 가격 동결을 이어가는 점과 난연 매트리스 특허를 공유할 계획을 들며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몬스 관계자는 4일 <더팩트>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3고(高) 시대'(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로 가구업계가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못 이겨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린 것과는 대비된다. 실제로 에이스 침대는 지난해 20% 내외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도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일부 제품군 가격을 각각 평균 2.7%, 5%가량 올렸다.

안정호 대표는 지난해 10월 말 경기 이천에 있는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부자재 가격 오름세가 예상 밖의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수급도 원활치 않아 고생했다"며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위해 현재로서는 내년에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힘들 때일수록 다 함께 가는 것,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인상 등에 부담이 크지만 안 대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시몬스는 이러한 부담을 내부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마케팅 비용'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가격 동결로) 회사 차원에서 영업이익 방어는 다소 힘들 수 있지만 마케팅 비용 절감을 포함한 다른 방법들을 강구해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시몬스가 TV 광고 노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월부터 열릴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등 대규모 행사에도 불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마케팅 비용 △관리·운영 비용 △이익을 억제하는 방법 등 총 3가지 방안으로 가격 방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압력을 마케팅 비용 절감과 관리·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가격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난연 매트리스 특허를 공유하겠다는 전략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평이다. 안 대표는 "시몬스는 국내 최초로 시중에 유통되는 가정용 스프링과 폼 매트리스 전 제품을 난연 매트리스로 개발해 관련 특허까지 취득했다"며 "이를 통해 화재 시 실내 전체가 폭발적인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를 방지, 재실자가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했다. 혹여 다른 회사들의 요청이 있다면 공익을 위해 기꺼이 난연 관련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 동결이 가져올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비자들의 신뢰가 두터워질 것으로 봤다. 김종갑 교수는 "만일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요소를 마케팅 비용과 관리·운영비용 절감으로 흡수할 수 있다면 불경기에 가격을 올리지 않음으로써 브랜드 신뢰도를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사회적 책무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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