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희망퇴직 실시…최대 36개월치 연봉 지급
지난해 말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우리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등 5대 은행이 모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황원영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은행권에서 희망퇴직 칼바람이 불고 있다. NH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우리은행·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하나은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 희망퇴직 대상이 1980년대생까지 낮아지면서 퇴직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3일 하나은행은 인력 구조 효율화를 위해 준정년 특별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고연령 직원들의 조기 전직 기회 제공과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 대상은 이달 31일 기준으로 만 15년 이상 근무했거나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원이다.
준정년 특별퇴직금으로 1968~1970년생 관리자급에게 최대 36개월치 평균임금(차등 적용)을 제공한다. 책임자, 행원급도 36개월치 평균임금을 지급한다. 1971년생 이후 직원은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평균임금을 제공한다.
또한, 회사는 1968년~1970년생 준정년 특별퇴직 직원에 한해 자녀학자금, 의료비, 재취업과 전직지원금 등을 지급한다.
신청 기간은 이날부터 9일까지다. 퇴직 예정일자는 이달 31일로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선정된다.
매년 상·하반기 진행되는 임금피크특별퇴직 역시 1967년 상반기생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최대 31개월치 평균임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전일 신한은행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중 1964년 이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와 4급 이하 일반직·무기 계약직·RS(리테일서비스)직·관리지원계약직 중 1978년 이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다.
지난해에는 부지점장 이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나 올해는 직급과 연령이 부지점장 아래와 만 44세까지로 낮아졌다.
특별퇴직금으로는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급여가 지급된다. 신한은행은 2∼5일 부지점장 이하 직원들에게, 6∼10일 지점장·부서장급으로부터 신청받아 이달 말 퇴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대상은 1967년~1972년생으로 만 50~55세다. 퇴직자에겐 특별퇴직금(23∼35개월 치 월평균 급여)과 학기당 350만 원의 학자금, 최대 3400만 원의 재취업 지원금 등도 제공한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앞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별 퇴직금은 월평균 임금 20개월~39개월 치로 지난해(20개월~28개월) 대비 규모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2021년(427명)보다 60명 이상 많은 493명이 지난해 말 퇴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9일부터 27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관리자급에선 1974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책임자와 행원급에선 각각 1977년, 1980년 이전 출생자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가 진행됐다.
1967년생의 경우 월평균 임금 24개월 치를, 나머지는 36개월 치를 특별 퇴직금으로 줬다. 이 밖에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 원의 학자금, 최대 3300만 원의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권, 300만 원 상당 여행상품권 등도 지원했다.
지난해 1월에는 4대 은행에서 직원 1817명(KB국민은행 674명·신한은행 250명·하나은행 478명·우리은행 415명)이 희망퇴직했다. 2021년에도 5대 은행에서 2000여명 가까이 짐을 쌌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퇴직 규모가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퇴직 대상자 연령과 직급이 낮아진 데다 퇴직금과 학자금 등 조건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은행이 적극적인 인력 구조화에 나서는 이유로는 비대면 영업 증가와 영업점 축소가 꼽힌다. 또한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보상안이 확대되면서 임직원들의 퇴직 신청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 은행 점포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문을 닫은 지점은 11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2017년 340개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 △2022년(8월 기준) 179개다.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 조건 확대에 따라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데 좋은 기회라고 판단하는 직원들도 늘었다"라며 "희망퇴직을 통해 인재 선순환과 금융환경 변화 대응 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