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전자 법인(SEV)을 방문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에서 동남아 최대 규모의 R&D 센터 준공식에 참석, 글로벌 전략 거점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23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날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에 맞춰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1992년 12월 22일 국교를 수립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과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찐 반 썬 베트남 총리실 주임장관, 휭 타잉 닷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 오영주 주베트남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미국·영국·인도 등 삼성전자의 주요 글로벌 R&D센터 임직원들은 베트남 R&D센터 준공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목) 베트남 하노이 인근 삼성디스플레이 법인(SDV)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대지면적 1만1603㎡, 연면적 7만9511㎡)로, 앞으로 2200여 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건설됐으며, 최첨단 연구시설 외에도 △피트니스 센터 △구내 식당 △옥상 정원 △동호회 공간 등 임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성은 앞서 2020년 3월 공사를 시작한 이후 같은 해 10월 토목공사 완료, 2021년 4월 지상 골조공사, 올해 11월 인테리어 마감 등의 과정을 거쳐 약 3년 만에 공사를 마쳤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삼성은 베트남 정부의 방역 규정을 준수하면서 하루 평균 1300명의 건설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안전사고 없이 계획대로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준공식에 앞서 하노이·박닌 등 현지 공장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재용 회장은 현지 공장서 "베트남 산업 경쟁력 강화, 한·베트남 우호 협력 증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베트남 현지 공장을 방문해 사업을 점검하고 "베트남 산업 경쟁력 강화, 한·베트남 우호 협력 증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베트남을 찾아 R&D 센터 신축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응우옌 쑤언 푹 주석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현재 글로벌 생산 거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베트남을 종합 연구개발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와 무선 통신보안 분야 등에 특화해 베트남 R&D센터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1989년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하노이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무역 프로젝트 발굴 활동을 시작하면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삼성의 베트남 투자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판 반 카이 전 베트남 총리의 2005년 '하노이 회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베트남이 1986년 시장경제 체제 전환 이후 고도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통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결정했다.

삼성은 이후 약 10여년에 걸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2014년), 삼성SDI(2009년), 삼성전기(2013년) 등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전자 계열사 외에도 삼성생명(2008년), 삼성화재(2002년), 삼성물산 건설(2013년), 삼성엔지니어링(2013년), 제일기획(2011년), 호텔신라(2015년) 등이 진출해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응우옌 쑤언 푹 현 베트남 주석(당시 총리)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간 외교 전면에 나섰다. /삼성 제공

특히, 삼성은 이재용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베트남과 협력을 지속해서 강화, 현지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며 양국 간 관계 강화에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삼성은 2021년 베트남에서 수출 654억 달러를 기록,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12년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 현장을 점검한 이래, 베트남 주요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베트남 사업을 챙겨 왔다. 앞서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응우옌 쑤언 푹 현 베트남 주석(당시 총리)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민간 외교가 양국 수교 30주년에 맞춰 '동남아 최대 R&D 센터 설립'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베트남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삼성 R&D센터가 삼성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 확대 전략을 이행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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