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원~20만 원까지 천차만별
다가오는 올 성탄절 케이크 시장은 가성비와 프리미엄 둘로 나뉜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중삼 기자] 다가오는 올 성탄절 케이크 시장은 가성비와 프리미엄 둘로 나뉜다. 고물가 시대 조금이라도 아껴보자는 '알뜰소비족'은 저렴한 케이크를, 반대로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려보자는 '스몰럭셔리족'은 고가의 케이크를 고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케이크 판매 특징은 '실속'과 '럭셔리'다.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식품업계와 편의점업계 등에서는 가성비 케이크를 출시한 반면 호텔업계에서는 고급 케이크를 통해 소비자 마음을 사고 있다.
먼저 신세계푸드는 성탄절을 앞두고 9980원짜리 '빵빵덕 미니 생크림 케이크'를 출시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MZ세대와 키덜트(어릴적 감성을 간직한 성인)족을 잡기 위해서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3주간 판매량 1만5000개를 돌파했다. 이는 전체 케이크 판매량의 5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밀가루와 우유, 계란 등 케이크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높아진 외식 물가 부담에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자사 측은 분석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각종 연말 행사와 모임 준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이 늘며 알뜰한 소비를 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신세계푸드의 독자적인 베이커리 기술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고품질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성탄절을 앞두고 9980원짜리 '빵빵덕 미니 생크림 케이크'를 출시했다. /신세계푸드 제공 |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성탄절을 맞아 디자인 스튜디오 '서커스보이밴드'와 콜라보레이션 한 시즌 한정 제품을 내놨다. '산타 좋아 루돌프' 등 다양한 성탄절 시즌 제품도 다수 선보였다.
이번 성탄절 시즌 제품은 서커스보이밴드만의 귀여운 아트토이를 더해 뚜레쥬르의 성탄절 파티를 동화 같은 비주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아트토이 피규어는 트리 오너먼트,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론칭한 뚜레쥬르 브랜드 공식 앱을 통해 케이크 예약 시 2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케이크는 이달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예약 시 지정한 매장에서 수령이 가능하다. 이 외에 △산타 좋아 루돌프(1만9200원) △모자 좋아 눈사람(2만2400원) △트리맨의 초대(2만8000원) 등 3만 원대 미만의 기성비 케이크도 판매 중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이번 성탄절은 오직 뚜레쥬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장 가치가 높은 아트토이 피규어로 제품의 퀄리티를 한층 높였다"며 "상상 속 동화 같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뚜레쥬르 케이크와 함께 따뜻하고 행복한 성탄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편의점도 알뜰소비족을 겨냥한 가성비 케이크를 잇달아 선보였다. 5000원~4만 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 라인업을 준비했다. 가장 비싼 케이크는 이마트24의 조선호텔 케이크 2종(블래초코케이크·레드벨벳케이크, 각 4만2000원)이다. 유명 호텔과 손잡고 출시한 케이크임을 감안하면 호텔에서 판매하는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GS25는 도레도레 등과 손잡고 5900~6500원대 미니케이크 4종을 선보였다. CU는 매일유업과 함께 2만8000원짜리 생크림 홀케이크와 티라미수를 내놨고 세븐일레븐은 터틀힙과 협업해 미니케이크(4만2000원), 도시락케이크(2만9000원)를 준비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저트(편의점+디저트) 붐이 일면서 특별한 기념일에도 편의점 케이크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최근 고물가로 소비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가격에 민감해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21일 <더팩트> 취재진은 홍대입구역 근처 GS25 편의점 3곳을 찾아 케이크를 찾는 소비자가 많은지 점주를 통해 확인해봤다. 한 점주는 "미니 케이크의 경우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며 "성탄절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큰 케이크는 두 명도 다 못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 케이크는 부담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신라호텔는 성탄절을 맞아 '얼루어링 윈터' 케이크를 25만 원에 출시했다. /호텔신라 제공 |
반면 호텔업계는 럭셔리를 컨셉으로 고가의 케이크를 내놨다. 먼저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호텔은 25만 원짜리 '화이트 트리 스페셜 케아크'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도 같은 가격의 케이크를 선보였던 조선 팰리스는 올해도 역시 고급 케이크로 소비자를 맞이했다. 이 케이크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품절되는 사태를 빚었다. 조선 팰리스 관계자는 "120개 초콜릿을 섬세하게 작업하기 위해서는 숙달된 페스츄리 셰프 여럿이 필요하다"며 "하나 완성까지 약 6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시간과 정성을 들인다"고 말했다.
서울신라호텔도 성탄절을 맞아 출시한 '얼루어링 윈터' 케이크를 25만 원에 책정했다. 얼루어링 윈터는 붉은색과 흰색 2가지다. 성탄절까지 판매되는 붉은색 얼루어링 윈터는 연말 시상식의 레드 카펫을, 성탄절 이후부터 내년 1월까지 구입할 수 있는 하얀색 케이크는 웨딩드레스의 우아한 느낌을 담았다는 것이 신라호텔 관계자 설명이다. 이 외에도 롯데호텔서울과 웨스틴조선서울호텔 등은 각각 12~20만 원대 케이크를 선보였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케이크는 홈파티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또 SNS에 올릴 만한 소재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SNS가 하나의 중요한 문화요소로 자리하면서 호텔들의 이 같은 고급화 마케팅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