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은 16일 대만 증시에 중국 자회사 싱웨이가 최소 53억8000만 위안(약 1조98억 원)에 해당하는 칭화유니 지분을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시했다. /폭스콘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황원영 기자]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다.

1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폭스콘은 전날 중국 자회사 싱웨이가 최소 53억8000만 위안(약 1조98억 원)에 달는 칭화유니 지분을 매각하는 것에 합의했다.

폭스콘은 이날 성명에서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투자는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면서 "투자 계획에 대한 추가 지연이나 영향에 따른 불확실성을 방지하고 자본의 유연한 배치를 위해 싱웨이가 칭화유니 보유 지분 전량을 옌타이 하이슈(Yantai Haixiu)로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분) 이전이 마무리되면 폭스콘은 더 이상 칭화유니 지분을 간접적으로라도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폭스콘은 지난 7월 사모펀드 출자 방식으로 칭화유니에 53억8000만 위안을 투자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칭화유니 전체 인수 자금의 거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사모펀드 베이징즈루자산관리와 베이징젠광자산관리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은 파산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간 칭화유니를 600억 위안(약 11조2600억 원)에 인수했다. 해당 사모펀드들은 민간 사모펀드지만, 실제 인수자금은 중국의 여러 지방 정부와 국유 기업들이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이유로 시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중국 당국이 직접 칭화유니 살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폭스콘의 대규모 투자 역시 중국 당국의 칭화유니 살리기에 동참한 것으로 평가됐다. 폭스콘 창업주인 쿼타이밍은 친중 성향의 대만 거부로 중국 본토를 사업 기반으로 삼아 성장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폭스콘은 대만 당국의 승인을 얻지 않고 투자했고, 대만 정부가 폭스콘에 2500만 대만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만 정부는 중국으로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첨단 반도체 공장을 중국에 짓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온 명문 칭화대에 속했던 칭화유니는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다.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하는 등 중국 안팎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하면서 막대한 빚을 안았다. 결국 파산 위기에 몰려 새 주인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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