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내부 에너지 결집시키는 리더십 보유"
3연임 유력 조용병 회장의 '용퇴' 결단도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가 지난 8일 오후 4시께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내정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선영 기자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이중삼·정소양·박경현·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2022년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임인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한 주에도 경제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먼저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됐습니다. 이번 내정을 두고 '이변'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무난히 '3연임' 할 것이라고 예상해왔기 때문인데요. 조용병 회장이 '세대교체' 등을 이유로 용퇴 의사를 밝혔고, 회추위들의 공정한 평가 등을 바탕으로 차기 회장에 진옥동 행장이 내정됐다고 하네요.
-또 지난 5일 삼성전자의 인사가 발표되며 올해 국내 4대 그룹 인사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재계 연말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혁신'이라고 꼽힙니다. 특히 과거에는 40대 직원이 임원 자리에 오르면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이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길 만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네요.
-유통업계에서는 이직 미끼로 세스코 영업비밀을 탈취한 GS계열사 삼양인터내셔날에 대한 기소 이슈가 있었습니다. 검찰이 세스코 직원을 회유해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GS그룹 계열사 삼양인터내셔날 임원과 법인을 재판에 넘긴 것인데요. 굴지의 대기업 GS그룹의 계열사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세스코의 영업비밀을 탈취하려 한 일은 GS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울 줄 것 같아 보입니다. 먼저 금융권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신한금융, 조용병 아닌 진옥동 수장 앉힌 이유는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됐죠.
-네 그렇습니다.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진옥동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다소 놀라운 결과로 보이네요. 금업계는 줄곧 조용병 현 회장의 '3연임'을 유력하게 예상해왔잖아요.
-네, 진옥동 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다는 회추위 결과 발표 당시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일부 기자들은 예상과 다른 결과에 미리 작성한 기사를 수정하느라 바쁘게 움직였죠. 신한금융지주·은행 등 내부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고요. 속된 말로 다들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고 할 수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역시 '인사는 나와봐야 아는 것'이 맞네요. 당시 진옥동 내정자의 모습은 어땠나요?
-진옥동 내정자는 후보자 면접 당일 오전 그의 특유의 여유로움을 장착한 후 기자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신한금융 로고를 연상시키는 감색 넥타이를 맨 진 내정자는 기자들에게 웃으며 "이번이 (회장 후보로 오른지) 두 번째"라며 "(PT 면접을)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긴장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밝은 모습만 가득했는데요. 진 행장의 자신감 가득 찬 모습을 보고 일부 기자는 "미리 결과를 알고 있은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하네요.
신한금융 회추위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차별된 전략과 위기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은행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해 내실있는 견고한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 진옥동 현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더팩트 DB |
-그렇군요. 진옥동 행장이 새로운 수장으로 뽑힌 이유는 뭔가요?
-우선 조용병 회장의 '용퇴 결단'이 있었습니다. 신한금융 회추위에 따르면 조 회장이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고려하여 용퇴를 전격 결정했다고 합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 8일 회추위 결과 발표 이후 퇴근길 기자들과 만나 "회추위에서 자체 결정한 차기 회장 후보군 명단을 보니 훌륭한 후배들이 올라왔다"면서 "세대교체를 할 때가 됐구나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회장은 이어 "가장 가슴 아픈 것은 고객들이 사모펀드로 피해를 많이 받은 일"이라면서 "누군가는 총괄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세대교체를 통해 변화를 주는 것이 조직에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퇴임 후 조 회장은 가정으로 돌아가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로서 지낼 생각이라고 하네요.
-그렇군요. 조용병 회장의 '용퇴 결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진옥동 내정자가 경영능력 등 차기 회장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기 때문에 단독 후보로 선정된 것이겠죠.
-네, 물론입니다. 회추위는 진옥동 내정자 추천 사유로 △SBJ은행 법인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능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주었다는 점 등을 꼽았습니다.
아울러 진옥동 내정자가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를 유연하게 대응하며, 내외부의 역량을 축적하고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유한데다 그룹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글로벌 확장과 성과창출을 보여줄 적임자라고 후보 추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번 회추위 결과를 두고 '이변'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진옥동 내정자가 이뤄낸 성과를 놓고 본다면 충분한 자격이 있어 보이네요.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