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알뜰폰 부수업무 지정 시 중소 유통업체 피해 불가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8일 성명서를 내고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할 경우 금권 마케팅 경쟁이 심화하고, 중소 유통업체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KMDA 제공 |
[더팩트|최문정 기자]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알뜰폰 사업을 은행의 부수 업무로 지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KMDA는 8일 성명서에서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하면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여러 은행들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고, 요금할인과 사은품을 앞세운 금권 마케팅 경쟁을 할 것"이라며 "중소 유통업체는 거대 금융기관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인한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금융위원회는지난달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행 금산분리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금융업계와 관계부처뿐만 아니라, 핀테크, 중소기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해 내년 초 구체적인 방안을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B국민은행은 금융규제샌드박스 혁신금융 서비스를 통해 알뜰폰 사업인 'KB리브엠'을 운영하고 있다.
KMDA는 KB국민은행은 혁신적인 서비스는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 예대금리차를 통해 쌓은 압도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기 위해서 ‘적자를 감수하는 금권 마케팅’을 전개하며 이동통신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KB리브엠이 원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 시장 파괴적인 요금제와 사은품 등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영세한 이동통신 유통업체들이 어렵게 유치한 가입자를 빼앗아간다는 설명이다.
KMDA는 "KB리브엠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거대 금융기관들은 혁신 서비스는 보여주지 못하고 막대한 자본력 기반의 금권 마케팅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혼탁하게 할 것"이라며 "거대 금융기관들의 진입으로 중소 유통업체들과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생태계에서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동통신사들은 이동통신사들 이상의 자본력을 가진 거대 금융기관들과의 마케팅 경쟁으로 투자 여력을 잃어서, 대한민국이 차세대 통신 경쟁에서 뒤쳐지게 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뜻을 밝혔다.
KMDA 외에도 알뜰폰협회, KB노조,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실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도 KB리브엠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KMDA는 금융위에 알뜰폰협회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속히 마련하고, 알뜰폰 은행 부수업무 지정과 관련한 모든 논의와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KMDA는 "금융위의 회신이나 협회와의 대화 요청을 기대해 왔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며 "금융위는 금융기관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직이 아니라 금융을 통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소 유통업체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 보호해야 하는 것은 국가기관으로서의 당연한 책무"라며 "금융위가 알뜰폰 은행 부수업무 지정을 검토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