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파급효과 '2조 원 사나이'
식품·금융·패션·편의점 총망라…광고모델 효과 톡톡
축구스타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기업들이 매출과 이미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뉴시스 |
[더팩트|이중삼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기업들이 매출과 이미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손흥민을 자사 브랜드 모델로 전면에 내세운 효과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식품·금융·패션·편의점 등 국내 굵직한 기업에서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기업들이 손흥민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브랜드 홍보에 '파급력'이 뛰어나서다. 손흥민이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면 그 효과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따르면 손흥민이 만드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1조9885억 원으로 추산했는데 △유럽 축구시장 가치(1206억 원) △대유럽 소비재 수출 증대 효과(3054억 원) △그에 따른 생산 유발 효과(6207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1959억 원) △손흥민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금심 고취, 유소년 동기 부여 등에 따른 무형의 가치(7279억 원) △연 광고 매출 효과(180억 원) 등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손흥민의 활약에 따라 선수 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전성기에 접어든 선수라는 점에서 현재 추산치는 최소치이다"며 "향후 경제적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단기간에 각인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마케팅전략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인물을 내세워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이 '스타 마케팅'이다"며 "스타를 모방하는 대중의 심리를 아용해 매출을 증가시키고 수익을 극대화한다. 대중의 대리 욕구를 만족시키고 스타의 이미지에 실제 제품에 대한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6일 <더팩트> 취재진이 2022년 기준,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발탁한 기업은 총 14곳이었다. 계약 만료된 기업까지 합치면 23곳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메가커피 △아디다스 △하나금융그룹 △농심(신라면) △타이거비어 △버버리 △캘빈클라인 △경남제약(레모나) △질레트 △피파모바일 △롯데리아 △태그호이어 △CU △유한양행 등이다.
광고모델로서 손흥민의 파워는 압도적이다. 농심,CU, 메가커피, 유한양행, 경남제약, 아디다스가 대표적인 예다. /농심 제공 |
◆'손흥민 마케팅' 얼만큼 효과있나
광고모델로서 손흥민의 파워는 압도적이다. 유한양행·CU·메가커피·농심·경남제약·아디다스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달 유한양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손흥민을 내세운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증가한 213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190억 원, 2018년 178억 원 하락세를 보이던 안티푸라민 매출은 2019년 손흥민이 광고모델이 된 뒤 204억 원, 2020년 205억 원, 2021년 244억 원까지 치솟았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까지 2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역대 최대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TV광고 없이도 패키지를 활용한 손흥민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각인효과가 크다"며 "매출 증가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CU도 손흥민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지난 5일 CU에 따르면 '토트넘 직관 투어 이벤트'에 총 1만5000명이 참여해 30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 기획한 '월클 시리즈' 상품의 경우 지난달 출시 대비 292.5%의 매출 신장률을 달성했다. CU 관계자는 "월드컵의 여운을 계속해서 이어가기 위해 CU는 손흥민과 함께 앞으로도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꾸준히 펼쳐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메가커피도 브랜드 인지도 상승효과를 누렸다. 지난달 시작한 'AR소니 인증샷 이벤트'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누적 AR실행률 50만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과를 얻었다. 특히 지난달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출시했던 '태극전사 레드불 에너지'와 '붉은악마 레드불 에너지' 2종은 하루 2500잔 이상 판매됐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메가커피가 이슈화되고 애국식단이라는 트렌드가 생기며 긍정적인 이미지의 브랜드 노출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농심도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2022년 손흥민을 신라면 광고모델로 재발탁했다.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서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부상한 손흥민과 신라면이 다시 한번 함께 하게 됐다"며 "세계적 스타인 손흥민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대표 K푸드인 신라면의 정체성을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다. 특히 이번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 덕분에 '애국식단'에 신라면이 포함되는 등 제품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도 손흥민 특수를 누렸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08년부터 손흥민을 후원해왔는데 손흥민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면서 지금은 글로벌 아디다스 본사가 후원하고 있다. 특히 아디다스는 '2022 FIFA 카다르 월드컵'에서 사용하는 공인구 '알 릴라'의 모델로도 손흥민을 적극 활용했다. 통상 세계적 축구 스타 한 명을 내세웠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리오넬 메시와 함께 투톱 모델로 세웠다. 또한 손흥민이 신는 아디다스 '엑스' 축구화의 경우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경남제약도 지난 7월 레모나 모델로 손흥민을 기용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10월 경남제약은 서울 강남에서 '레모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경남제약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약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팝업스토어에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 원인은 손흥민 때문이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손흥민의 친필 사인 유니폼을 선물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실시됐다. 레모나는 연간 약 1억 6000만포가 판매되고 있다.
이 외에 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한 △타이거비어 △버버리 △캘빈클라인 △질레트 △피파모바일 △롯데리아 △태그호이어 등 기업에서도 손흥민 얼굴을 내세운 마케팅을 선보이며 성과를 내고 있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라이선스를 맺고 홍보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뉴시스 |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라이선스 맺은 기업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라이선스를 맺고 홍보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KGC인삼공사(정관장) △GS25 △SK케미칼 등이다.
KGC인삼공사는 지난달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라이선스를 맺고 '정관장 에브리타임 토트넘 에디션'을 출시했다. 홍삼정 에브리타임에 토트넘 홋스퍼 공식 엠블럼을 적용한 스페셜 에디션이다. 손흥민을 비롯해 소속팀에서 활약 중인 △해리케인 △휴고 요리스 △데얀 클루셉스키 등 핵심 선수들의 포토카드를 담았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세계인들의 축구 축제를 앞두고 소비자들이 즐겁게 축구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GS25는 지난 10월 소속팀과 공식 라이선스를 맺고 '토트넘신발튀김'을 선보인 바 있다. 해당 제품이 인기를 끌자 관련 상품인 △믹스넛 △피쉬앤침스삼각김밥 등을 확대 출시했다. 지난 5월 SK케미칼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통증 패치 '트라스트 리뉴얼 에디션'을 발매했다. SK케미칼은 손흥민 등 토트넘 대표 선수들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스포츠를 즐기는 매니아 층을 공략하는 등 소비자 타깃을 더욱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토트넘 에디션 출시는 26년 간 고령층 중심으로 인기를 얻어 온 트라스트가 젊은 층으로 소비자 층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며 "운동을 즐기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광고에 출현하면 이미지 남발이 될 수 있어 홍보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갑 교수는 "현재 손흥민을 모델로 하는 것은 홍보 효과로서는 최상의 선택이다. 다만 제품의 질과 브랜드 파워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단발성 효과에 그칠 위험도 있다"며 "손흥민이 뛰어난 축구 선수라는 이미지와 홍보 제품의 질과 브랜드 파워와의 조화가 중요하다. 특히 반쪽 매출 효과 이후 매출 증대가 지속하라는 보장은 없다. 제품의 질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야 하고 손흥민의 이미지를 너무 남발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