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연임 우선 심사' 절차 돌입
KT노조, "구 대표 '디지코' 본질적인 체질개선 이뤄내"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KT 이사회가 이번 주 구 대표의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T 제공 |
[더팩트|최문정 기자]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레이스가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번 주 구 대표의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한다. 지난달 8일 구 대표가 직접 이사회에 연임의사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KT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 선임 지배구조위원회의 대표 후보 심사 대상자 선정→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의견을 이사회 보고→이사회의 대표이사후보로 최종 확정→정기 주주총회에서 표결 등의 순서를 거친다. 현직 대표가 연임의 뜻을 밝힐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우선심사 여부를 결정한다.
KT 이사회는 지난달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등으로 구성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꾸려 구 대표의 연임 적격 심사를 해왔다. 심사 내용으로는 구 대표의 재임 기간 중 경영성과, 소비자·임직원·주주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의견, 회사 기업가치 제고, 지속가능한 발전 기여 가능성 등이 포함됐다.
통신업계에서는 KT 정관이 대표이사 선임을 현 대표의 임기종료 3개월 전에 마칠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주께에는 차기 대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달 "(디지코로의 전환이라는) 변화가 구조적이고 지속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반짝 2~3년의 변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임을 생각하게 됐다"고 연임 선언의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KT는 통신에 기반해 디지털전환을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의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 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것이 (연임 이후)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와 KT 내부에서는 구현모 대표가 지난 2020년 취임 이후 신규 먹거리인 '디지털플랫폼사업'을 발굴하고, 경영 성과로 연결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
통신업계에서는 구 대표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집중적으로 육성한 비통신 신사업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 3조3700억 원으로, 전체 매출(12조100억 원)의 약 28%에 달한다. KT는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구 대표 취임 후 3년 간 박스권을 맴돌던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0년 3월 1만7250원을 기록했던 KT 주가는 이날 오후 12시 40분 현재 3만76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8월 1일에는 약 9년 만에 시가총액 10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구 대표는 △KT클라우드 독립법인 출범 △CJ ENM과의 협력을 통한 미디어 사업 시너지 발굴 △현대차그룹과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위한 지분교환 △미디어 컨트롤타워 '스튜디오지니' 출범 △서비스 로봇 사업 본격화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 (MIDEUM) 개발 등 다양한 신사업을 발굴했다.
KT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KT 노동조합은 지난 3년간의 성과를 종합하고, 향후 더욱 큰 도약을 위해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 대표는 10여 년 만의 내부출신 대표로서, 3년 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재임기간 동안 대내외 여러가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창출했다"며 "과거 낙하산 대표들이 단기 성과를 위해 추진했던 인력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을 통해 고용안정을 위협하면서 달성한 것이 아니라 (디지코로의) 근본적인 사업체질 개선을 통해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KT의 주가 상승률은 22.4%로 통신업종 중 유일한 상승, 지수대비 아웃퍼폼을 기록했다"며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난 3년 간의 성과를 검증 후 단독 후보로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