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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주말 '분수령'…장기화시 산업계 피해 '눈덩이'
입력: 2022.12.03 00:00 / 수정: 2022.12.03 00:00

철강·정유 등 전방산업 출하 차질에 자동차 등 제조사 생산도 '우려'
철강 제품장(창고) 절반 차 있어…더 길어지면 본격 손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시멘트 공장에 화물연대 소속 레미콘 차량들이 운행을 멈춘채 주차돼 있는 모습./임영무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시멘트 공장에 화물연대 소속 레미콘 차량들이 운행을 멈춘채 주차돼 있는 모습./임영무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지속되면서 산업계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미 조 단위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장기화되면 철강·정유·타이어 등 전방산업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 생산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수도권 주유소의 경우 1~2일치 재고만 남아있어 이번 주말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주유 대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시멘트, 정유, 철강 등 주요 업종의 손실액은 일주일 간 1조6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철강업계 출하 차질 규모는 1조1000억 원(12월 1일 기준)으로 파악됐다.

5대 철강사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의 출하 차질액은 8700억 원(추정액)이다. 지난 11월 30일 7313억 원에서 하루 만에 1400억 원 정도가 늘어난 것이다. 철강 대기업 5개사 외 중소형 철강사 피해 규모도 2000억 원을 넘었다.

그나마 철강 제품은 보관이 수월하고 제품장(창고)에 대한 여유가 아직 남아 있어 생산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포스코의 경우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복구로 포항제철소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현대제철의 경우 파업 등으로 인해 생산량 자체가 평소보다 줄어있는 상태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철강업체 전반적으로 제품장이 절반 정도 차있는 수준이라 여유가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한달 반(45일) 정도의 재고를 가져가는데 아직까진 평소 수준이라 생산 차질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번주를 넘어 다음주까지 물류 적체가 지속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생산량을 조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지난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남용희 기자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지난 3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남용희 기자

정유업계에서도 운송 차질로 인해 저유고 재고가 줄고, 수도권 주유소의 '품절 대란'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들이 평균적으로 약 1∼2주간 버틸 수 있는 물량을 파업 이전에 확보했지만, 수도권은 주유소 재고가 2~3일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번 주말까지 수송이 진행되지 않으면 품절 주유소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품절 주유소가 49곳으로 전날(11월30일) 30여 곳보다 19곳 늘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신차를 '로드 탁송'하며 버티고 있다. 평소 대비 하루 약 4~5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특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수백km의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을 받으면서 사실상 손해를 입게 된다. 일용직 근로자가 운전한 차량에 대한 불신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심성 없이 운전하면서 차량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다.

파업이 더욱 길어지면 부품 공급의 부진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의 경우 화물연대 기사들 뿐만 아니라 일반 비조합원 기사분들도 많고, 아직 공장에 부품 재고가 남아있어 아직까지 차량 생산에 차질은 나타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파업이 길어지게 되면 생산에도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업무개시명령이 떨어진 시멘트 업체들의 경우 수송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시멘트 운수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사흘째인 1일 현재 운송거부 차주 765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다. 명령서를 받은 운수종사자가 복귀를 거부하면 운행정지·자격정지 등 행정처분과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를 상대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기 위해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업무개시명령은 결국 임시 방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멘트의 경우 지난 1일 기준 출하량은 4만5000톤으로, 지난달 29일 2만1000톤보다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평소 출하량인 20만 톤과 비교하면 약 25%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일부 조합원이 돌아올 수는 있겠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면서 "아직 3차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파업이 되도록 빨리 종료되는 것이 이번 물류 대란의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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