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와 산업연구원(KIET) 등 국책연구기관들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제시한 데 이어 국제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2일 한국경제가 내년부터 2연 연속으로 1%대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한국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내년부터 2년 연속 1%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IBK투자증권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어려운 국면임은 분명하지만 경기침체 국면을 소환할 만큼의 위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22일(현지시각)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7%에서 내년 1.8%, 내후년 1.9%를 보이며 성장 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을 1.8%, 산업연구원(KIET)은 1.9%로 각각 전망했다.
한국경제가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네 차례의 '위기' 뿐이다. 1980년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 등이다.
내년과 후내년 1%대의 낮은 성장이 예상되면서 한국이 '경기침체(recession)'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와 관련해 IBK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8일 낸 보고서에서 "KDI 등 주요 경제연구소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대로 발표되었을 때 가장 많이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단어는 '침체'였다"면서 "1%대로 하락하는 내년 경제를 침체로 보는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문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경기침체'라는 용어는 의미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용어라는 점"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경기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과거 경험한 위기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침체의 정의를 보통 미국국립경제연구소 (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정의를 따른다. 이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경기후퇴로 정의한다. 정확히는 수개월 동안 경제활동 전반이 침체하고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는 상태로 정의한다.
IBK투자증권은 잠재성장률과 실제 성장률 차이를 이용한 표준편차를 이용해 경기둔화와 침체 국면을 구분하면서 그 기준을 1.2% 수준이라고 밝혔다. 즉 잠재성장률(2.2%)에서 표준편차 비율을 뺀 밴드 하단을 1.2% 수준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이 기준을 근거로 1960년 이후 7번 정도가 우리나라의 경기침체 기간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4.19와 5.16쿠데타 등 정치적 혼란기인 1960년 대 초반이나 1차와 2차 오일쇼크 기간, IMF 외환위기, 서브프라임발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이 포함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1%대 중후반으로 내려가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는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어려운 국면임은 분명하지만 이전에 경험한 위기 국면인 경기침체 국면을 소환할 만큼의 위축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경제의 평균 성장률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이 경제의 성숙이나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코로나 등 외부충격이 맞물리며 2%대 초반으로 내려와 있음을 감안하면 우리를 둘러싼 실제 경제환경도 이 수준으로 이미 내려와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조정이 필요하다. 코로나 팬데믹 충격 후 크게 휘둘린 경제지표들이 점차 팬데믹 이전의 정상적인 수준으로 자리를 찾아가는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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