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냉동식품 품질 만족도 높아져"
프랜차이즈 피자 가격과 배달료 부담 높아
식품기업 오뚜기의 '오뚜기 피자'가 국내 냉동피자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하며 1위 자리를 굳혔다. 사진은 오뚜기 컬리플라워 피자 2종(베지터블,치킨루꼴라). /오뚜기 제공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식품기업 오뚜기의 '오뚜기 피자'가 국내 냉동피자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했다. 과거 냉동식품은 품질이나 맛이 뛰어나지 않고 간식으로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저가 음식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집에서 조리할 수 있는 간편한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피자 프랜차이즈인 도미노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은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 시기에 프랜차이즈 피자의 가격과 배달료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효용성 있는 대체재를 찾고 있다고 보고 있다.
◆ 판 커지는 냉동식품 시장, 오뚜기 피자 누적 매출액 2700억 원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 피자의 누적 판매량은 1억 개를 넘어섰으며 누적 매출액으로는 2700억 원을 달성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냉동피자 시장에서 오뚜기 점유율은 40.1%로 1위다. 2위 CJ제일제당과 3위 풀무원의 점유율은 각각 24.7%, 18.7%다.
오뚜기는 2016년 5월 냉동피자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다. 오뚜기는 그동안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형 피자, 사각 피자, 떠먹는 컵피자, 1인용 피자 등 다양한 냉동피자 제품을 시도하며 소비자의 기호와 편의성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오뚜기 관계자는 "일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던 수입 냉동피자가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게 됐다"며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 기호와 편의성, 품질, 안전성 등을 고려한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인 것이 '오뚜기 피자'의 성공 배경"이라고 말했다.
냉동피자를 비롯한 냉동식품의 꾸준한 성장세도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냉동식품은 품질이나 맛이 뛰어나지 않고 간식으로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저가 음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냉동식품은 전환기를 맞았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서 조리할 수 있는 간편한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실제로 지난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냉동식품 구입량이 '증가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51.4%, '변화 없다'는 46.2%로 응답자의 약 98%가 냉동식품 구입이 증가하거나 기존 구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식품 구입이 증가한 이유(복수응답)로는 '외출·외식의 감소'가 47.5%로 가장 높았다. '조리 간편성(28.0%)'과 '집에서 식사하는 빈도 증가(26.1%)', '보관용이(7.8%)' 등이 뒤를 이었다.
급속 냉동 기술의 발전과 콜드체인 시스템이 체계화하면서 소비자의 냉동제품에 대한 품질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시각도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로부터 냉동식품의 품질이 좋아졌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며 "급속 냉동 기술 발전과 콜드체인 시스템이 체계화하면서 실제로 프리미엄 냉동식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냉동식품의 생산 규모도 매년 증가세다. 지난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내 냉동식품 생산 규모는 2017년 2조2247억 원에서 2018년 2조2330억 원, 2019년 2조5181억 원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2017년 대비 30.1% 증가한 2조8950억 원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3억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 880억 원, 2018년 981억 원, 2019년 715억 원, 2020년 966억 원, 2021년 1248억 원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피자 프랜차이즈인 도미노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은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어 이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위쪽부터) 더팩트 DB·도미노피자, 피자헛 홈페이지 캡쳐 |
◆ 피자 프랜차이즈 올해 3분기 '울상'…전문가 "소비자, 배달료에 부담과 거부감 느껴"
반면 피자 프랜차이즈인 도미노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은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어 이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배달 치킨·피자 대신 냉동 치킨·피자를 선택하면서 프랜차이즈 피자 구매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2235억 원, 영업이익 15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4.1%, 3.6% 감소했다.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전년 대비 19.29% 감소한 96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2.85% 감소한 4억 원을 기록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엠피대산은 지난해 매출액 1043억 원, 영업손실 9억 원을 기록했다. 엠피대산의 외식사업부 피자 판매 매출은 2020년 148억 원이었지만 지난해 57억 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 시기에 프랜차이즈 피자의 가격과 배달료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효용성 있는 대체재를 찾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경기 불황 시기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체감하고 있고 배달료에 대한 부담과 거부감에 배달 앱 지우기, 배달 이용하지 않기 챌린지 등도 유행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불황기에 자신의 자산을 지켜내기 위한 고육지책 같은 느낌이다. 예를 들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냉동식품이나 편의점과 대형마트의 치킨, 피자 등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효용성 있는 대체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