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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는?] 잊혀가는 그 이름 '신동주'...계획도 목표도 '묵묵부답'
입력: 2022.11.16 14:00 / 수정: 2022.11.16 19:01

14일 서울역서 아내 조은주·경호원과 함께 포착
롯데 경영권 다툼 '8전 8패'
한국과 일본 오가며 투자사업 진행 중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14일 서울역 KTX 승강장에서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응대하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이선화 기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14일 서울역 KTX 승강장에서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응대하면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이선화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68·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에서 <더팩트>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아내 조은주 씨도 함께였다.

그동안 신동주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펼치면서 공개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근황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한국에서는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투자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현재 신동주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신동주 회장은 아내 조은주 씨와 함께 부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선영을 방문했다. 이달 초 신격호 명예회장의 생일에 맞춰 이날 울산시 울주군에 마련된 묘소를 찾았다. 옷차림은 단정했다. 신동주 회장은 상의에 와이셔츠와 점퍼를, 하의는 면바지를 입었다. 아내 조은주 씨는 상의에 와이셔츠를, 하의는 면바지를 입고 코트를 걸쳤다.

신동주 회장은 준법 경영 부분에서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몰래카메라를 활용한 '풀리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발생한 배임 행위, 외부 업체를 통해 3년간 롯데그룹 임직원 e메일 정보 불법 열람, 일본 롯데그룹 성장 둔화로 인한 경영능력 논란, 그리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까지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 복귀를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롯데그룹에 피해를 입혔다. 이런 여파로 신동주 회장은 지금껏 공개석상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취재진은 신동주 회장의 근황과 향후 계획 등을 묻기 위해 질문을 시도 했지만 그는 경호원의 의전을 받으며 빠르게 자리를 옮겼다. 구체적으로 "롯데 경영 복귀에 대한 명분이 사라지고 있는데 계속 도전할 생각인가", "롯데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인가", "다음 달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재판이 열리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몰래카메라 사업과 임직원 e메일을 몰래 열람해 롯데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 상처받은 임직원들에게 하실 말이 있나" 등이다.

신동주 회장과 조은주 씨는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취재진에게 답을 주진 않았다.

지난 14일 오후 6시 30분 서울역에서 더팩트 취재진 카메라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아내 조은주 씨가 포착됐다. /이선화 기자
지난 14일 오후 6시 30분 서울역에서 더팩트 취재진 카메라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아내 조은주 씨가 포착됐다. /이선화 기자

◆ 신동주 회장 신사업 '풀리카' 사업 전말

신동주 회장의 근황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롯데그룹 경영권과 관련한 이슈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주 회장은 2015년부터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집념으로 친동생인 신동빈 회장(현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지금까지 총 8번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적극 지지하면서 '경영권 되찾기'가 무산됐다. '8전 8패'로 패전 숫자만 더했다.

두 형제의 사내 위상은 2011년 2월 변곡점을 맞이한다. 형 신동주보다 동생인 신동빈이 회장에 먼저 취임한 것이다. 신동주 회장은 10년 넘게 부회장직에 머무르던 상태였다. 동생이 먼저 회장에 오른 것에 불안함을 느낀 걸까. 2011년 초 신동주 회장은 돌연 신사업을 추진한다. 일명 '풀리카'라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일본 내 유통점 상품 진열 상황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마케팅에 이용하는 데이터 수집·활용 프로젝트다. 재계에 따르면 2011년 기획 단계에서부터 일본 롯데 내부 반발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월 롯데(당시 롯데서비스의 모회사) 총무부 법무담당부장이자 사내벤처 심사위원이던 아키모토는 풀리카 사업이 무단 촬영을 하는 탓에 위법 소지가 있으며 자칫 롯데그룹과 소매업자와의 신뢰를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홀딩스 총무담당부장이었던 노다는 아키모토와 롯데서비스 팀장 스도에게 풀리카 사업의 위법성 유무에 대해 법률의견서를 취득하라고 지시했다. 2011년 1월 11일 신동주 회장은 스도에게 법률의견서를 빨리 받아보라고 말하는 동시에 이런 지시를 내린다. "그레이(gray)라면 고(go)한다" 리스크 요인이 있어도 사업성이 높으면 추진하라는 뜻이었다.

판결문에는 당시 아키모토와 스도가 취득한 변호사 3명의 법률의견서가 등장한다. 그중 대표적으로 야마우치 변호사의 의견서를 소개한다. 스도가 2011년 1월 13일 취득한 야마우치 변호사의 의견서다. "소매 점포 내 상품 진열 상황 사진 촬영 및 메모를 하는 등의 행위는 점포 관리자의 명시적 승낙을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목적상 정당한 것으로 사료된다"며 "다만 해당 행위를 금지한다는 취지가 소매 점포 내에 명시돼 있을 경우 점포 관리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 이는 위법이다. 특히 사진 촬영에 대해서는 점포 관리자가 촬영 금지를 명시하고 있을 시 위법이 될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14일 서울역에서 더팩트 취재진이 신동주 회장에게 풀리카 사업과 e메일 무단 열람 사태로 임직원들의 상처가 깊다. 해줄 말 없나라고 묻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선화 기자
14일 서울역에서 더팩트 취재진이 신동주 회장에게 "풀리카 사업과 e메일 무단 열람 사태로 임직원들의 상처가 깊다. 해줄 말 없나"라고 묻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이선화 기자

◆ 거짓말과 허위 보고로 물든 신사업

풀리카 사업의 위법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1년 11월 7일 스도는 약 4억7000만 엔 상당의 품의서를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롯데 아키모토 부장 등에게 점포 조사에 관여할 일은 없다는 취지로 재차 허위 보고를 했다. 그러자 11월 17일 회사 측이 스도에게 사업 계획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스도는 보충 설명 자료를 통해 풀리카는 점포 조사에 관여하지 않고 점포 조사와 관련해 소비재 제조업체에 완전 데이터를 판매하는 것은 데이터 구입 기업(시장조사 회사)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신동주 회장의 의지대로 일은 풀렸다. 2011년 12월 15일 롯데서비스가 풀리카와 개별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결국 풀리카 사업은 본격화 됐다. 하지만 ‘점포 조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말은 곧 무색해졌다. 준비 단계부터 점포 조사 회사를 선정하고 소매점 조사 스케줄, 비용과 인력 검토 등의 논의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2012년 6월 8일에는 신동주 회장에게 "풀리카 다카기 대표가 도촬용 카메라 제품 조사를 위해 한국으로 출장을 간다"라는 내용까지 상세히 알렸다.

판결문에는 신동주가 구체적 정황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흔적이 드러난다. 2012년 7월 11일 풀리카 사업에 관해 신동주가 보고받는 자리가 있었다. 보고 자료에는 '촬영 디바이스의 방향성'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를 보면 △모자의 앞머리 부분에 숨겨서 장착하고 커버로 안 보이게 하는 구조 △안경 △머리띠 △남성 가발 등에 설치하는 구조가 소개된다. 2012년 11월 1일 롯데서비스는 카메라 개발, 시제품 및 양산 등의 업무를 위탁하는 취지로 풀리카와 계약을 체결한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지속해서 성장시킬 때 신동주 회장이 맡은 일본 롯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선화 기자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지속해서 성장시킬 때 신동주 회장이 맡은 일본 롯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선화 기자

◆ 7개월 만에 예산 소진…실적도 초라해

사업을 시작한 지 7개월 만인 2013년 7월. 시스템과 촬영기기 개발 및 운용 실험 등으로 초기 예산 4억7000만 엔 대부분이 소진됐다. 스도는 2013년 7월 7일 3억5000만 엔의 추가 품의서를 올렸다. 결재 절차가 진행되기도 전에 이미 결재 인감란에 신동주가 날인한 상태였다. 첨부 자료에는 "신동주 회장의 지시 사항으로 투자금액 상세내용에 대해 각 담당으로부터 사전 확인을 완료했으며 신청 내용에 문제가 없으므로 승인한다"고 적혀 있었다. 결재 과정에 무언의 압력을 가한 셈이다.

실적은 초라했다. 풀리카 사업이 종료 때까지 고객사는 2014년 3월 몬데리즈 재팬(560만엔 규모), 같은 해 8월 코카콜라(450만엔 규모) 단 2개사뿐이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상사에게 고가로 데이터를 판매해 사업자금 확보하기로 한다. 2014년 5월 2일 롯데상사가 풀리카로부터 데이터를 4400만 엔에 구입한다는 품의서가 기안됐다. 롯데상사 고초 이사는 곧바로 결재하지 않았다. 대신 롯데 아키모토 부장 동석 하에 스도에게 점포 영상 취득과 관련한 소매업체와의 계약서 등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한 달 여 뒤인 6월 2일 스도는 신동주 회장에게 "데이터 취득은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매장 정보 취득 내용은 비밀이라는 점을 풀리카가 (롯데상사 고초 이사에게)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6월 11일 롯데상사는 스도에게 소매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점포 촬영을 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는 서면을 요청했다. 6월 24일 스도는 개인 점포 정보를 일절 알 수 없게 한다는 조건하에 특별히 허락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거짓 답변을 했다. 그 후 계약 규모가 줄어든 품의서가 다시 기안됐으나 최종적으로는 롯데상사와 풀리카 사이의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사업은 약 2년 9개월 만에 초기 예산(4억7000만 엔)과 추가 예산(3억5000만 엔)을 모두 소진하고 말았다. 이 기간에 거둔 매출액은 약 1000만 엔에 불과했다. 1000여 개 소매 점포를 대상으로 점포 조사를 벌인 점을 통해 추정해 보면, 8억 엔이 넘는 예산 대부분은 △몰래카메라 구입 △실험 △점포 도촬 인건비 △시스템 구입 등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9월 18일. 신동주 회장을 비롯해 △롯데홀딩스 고바야시 전무 △롯데 아키모토 부장 △롯데서비스 스도 팀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도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3억8000만 엔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참석자들은 풀리카가 진행 중인 사업을 (롯데그룹이) 인수할 때까지 채권채무를 풀리카가 부담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국 롯데그룹이 사업을 인계받지 않으면서 풀리카 사업도 막을 내렸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관여해 불법 자문을 한 혐의를 받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지난 7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더팩트 DB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관여해 불법 자문을 한 혐의를 받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 지난 7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더팩트 DB

◆ 임직원 e메일 무단 열람 사건 그리고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풀리카 사업과 더불어 3년간 임직원 e메일을 무단으로 열람한 사건도 신동주 회장이 직접 연루된 스캔들이다. 신동주 회장은 풀리카 사업이 시그작될 즈음인 2011년 10월부터 사업 종료 후 감사가 진행된 시점인 2014년 12월까지 롯데그룹 임직원 등의 e메일을 30건 이상 전송받았다. 신동주의 대학 동창이 대표로 있는 ICL이 롯데그룹과 e메일 시스템 위탁계약을 하고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신동주 회장은 임직원 e메일 무단 열람 등으로 임직원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2018년 3월 도쿄지방법원은 판결문에서 "본인의 친구가 운영하는 e메일 시스템 제공업체를 통해 임직원들의 e메일 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했다. 준법의식이 현저히 결여됐다"고 판시했다.

이 외에도 신동주 회장은 자문료 지급 문제를 둘러싼 민유성 전 한국산업은행장과의 법정 다툼 과정에서 드러난 ‘프로젝트L’로 인해 롯데 내부적으로 치명상을 입은 상황이다. 프로젝트L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취득 방해 △호텔롯데 상장 무산, 국적 논란 프레임 만들기 △검찰 자료 제공을 통한 신동빈 회장 구속 등 롯데를 흔들기 위해 신동주 회장과 민 전 행장이 맺은 자문 계약을 말한다. 민 전 산업은행장이 설계한 각종 방해 공작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직원 1300여 명이 일자리를 잃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민 전 행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한국산업은행의 역대 행장 가운데 다양한 구설에 오르내렸던 인물이 민 전 행장이다. 대표적으로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해 인수 시도 △자원 비리 개입 의혹 △산업은행 재임 당시 1470억 원 투자했던 회사(티스톤)에 퇴임 직후 합류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전 사장 연임 청탁 사건 △롯데 경영권분쟁 개입하고 수백억 원 챙긴 사례 등이다.

특히 민 전 행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변호사 자격 없이 신동주 회장에게 법률 사무업무를 수행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민 전 행장은 신동주 회장으로부터 약 200억 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하지만 100억 원을 더 달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재판부가 두 사람 간 계약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판단하면서 검찰 수사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신 전 부회장과 민 전 행장이 체결한 프로젝트L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양소은 판사는 민 전 산업은행장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는 1차 공판기일을 다음 달 15일 오전 11시 30분에 진행할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 사업을 맡아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고 글로벌 사업을 적극 확대하며 그룹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한국 롯데그룹에 합류해 2004년 롯데그릅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뒤 5년 만에 그룹 매출과 자산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더팩트 DB
신동빈 회장은 한국 사업을 맡아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고 글로벌 사업을 적극 확대하며 그룹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한국 롯데그룹에 합류해 2004년 롯데그릅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뒤 5년 만에 그룹 매출과 자산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더팩트 DB

◆ 신동주 회장 '경영성과'도 부진

앞서 설명한 여러 사건들로 입지가 좁아진 신동주 회장은 경영실적도 초라하다. 이는 주주들이 신동주 회장의 경영 복귀를 막고 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지키는데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기도 하다.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지속해서 성장시킬 때 신동주 회장이 맡은 일본 롯데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먼저 신동빈 회장은 한국 사업을 맡아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고 글로벌 사업을 적극 확대하며 그룹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상무로 한국 롯데그룹에 합류해 2004년 롯데그릅 정책본부장에 취임한 뒤 5년 만에 그룹 매출과 자산을 2배 이상으로 키웠다.

구체적으로 자산은 2005년 33조 원에서 2010년 77조 원, 매출은 30조 원에서 62조 원까지 성장했다. 반면 산업 성장기 순풍을 타지 못하고 안정 추구했던 신동주 회장은 일본 사업은 (원화 기준) 매출액 3~4조원에 머물며 30여 년간 정체기를 보내고 있다. 일본 롯데그룹은 신동주 회장이 경영 참여 당시 신규 투자와 신사업 진출 등 거의 없었으며 수십 년간 제자리걸음이었다.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이유인 셈이다.

일각에선 신동주 회장이 일본 광윤사 지분(50%+1주)을 보유하고 있어 주주로서 영향력이 남아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이는 현실과 차이가 있다. 광윤사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28.1%)을 통해 2016년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복귀를 위한 주주 제안을 매년 하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유리한 고지를 점한 적이 없었다. 준법의식이 결여되고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크다는 법원 판결을 받은 인물을 주주나 임직원이 지지하기 힘든 탓이다. 2016년 초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롯데홀딩스 지분률 27.8%)를 포섭하기 위해 회원 1인당 약 25억 원의 보상을 약속했을 때도 임직원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 신동주 회장에 대한 임직원의 불신이 남아있다.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 지분 정리 이유를 상속세 마련으로 추정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 또한 생각해 볼만한 문제다. 신동주 회장이 납부한 상속세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약 2000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의 지분 매각규모(1조3700억 원)가 상속세를 훨씬 상회한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전략적 회사 매각 이슈 등이 없는 상황에서 보유 지분을 시장에 전량 매각하는 행위는 오너가 일원임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로 보여진다"며 "경제적 이득을 챙기기 위한 목적 외 다른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 체제'의 롯데그룹이라는 근간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형과 아우가 보여준 성과의 차이가 극명한데다 아우가 일본과 한국 양국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아우의 체제가 와해될 가능성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SDJ코퍼레이션 측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이 현재 롯데홀딩스 대주주라서 경영과 관련된 제안을 하고 있다. 올해도 대주주로서 주주제안을 했다"며 "내년에도 주주제안을 할지 현재 알 수 없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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