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CPI 전월비 7.7% 상승...2월 이후 7%대 상승률 첫 진입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중앙은행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날카로운 매의 발톱이 무뎌질지 주목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있다./Fed 유튜브 캡쳐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미국 노동부가 10일(현지시각)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나오면서 물가가 정점을 지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기대에도 미국 중앙은행이 해온 긴축 통화정책을 전환하거나 속도조절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올해 물가상승이 일시 현상이라고 오판했다가 6월과 7월,9월, 11월 등 네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긴축공포로 떨게 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날카로운 발톱이 다소 무뎌질지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국제금융센터와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7%(시장예상치 7.9%, 9월 8.2%)로 4개월 연속 하락했다.전달에 비해서 0.4% 상승해 시장예상치(0.6%)를 역시 밑돌았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6.3%(시장예상치 6.6%, 9월 6.6%)로 3개월 만에 떨어졌다. 전달과 비교해서 근원물가는 0.3% 상승하면서 시장예상치(0.5%)를 역시 밑돌았다.
10월 물가는 에너지와 식료품 등의 물가 상승에도 긴축에 따른 수요 둔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일회성 물가 안정 효과가 더해지면서 안정세를 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밑돌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기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면서 이날 주가는 큰 폭 상승하고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에 비해 3.7% 올랐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5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35% 각각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연 3.81%로 약 3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기 2년 국채 수익률도 4.32%로 30bp 떨어졌다.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에 비해 2.23% 내린 108.09로 내려갔다.
CPI 상승률이 7%대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폭을 어느 정도로 하고 향후 통화정책을 전환할지에 쏠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0월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장과 Fed의 부담을 완화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최제민 연구원은 "헤드라인(종합물가) 기준으로는 2022년 1월 이후에 가장 낮은 물가 상승률이고 2월 이후로는 처음으로 보는 7%대 물가"라면서 "헤드라인 물가는 6월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제민 연구원은 "근원물가 중심의 물가 하방경직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음을 감안할 때 근원물가 하락은 시장과 Fed 모두에 긍정적인 재료"라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향후 물가경로에 대한 긍정의 신호인 것은 분명하나 상당기간 서비스 물가의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과도한 낙관론은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12월부터 금리인상 강도 완화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최종금리 수준은 노동시장의 향방이 좌우할 것으로 국제금융센터는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석택 글로벌경제부장은 "미국의 물가 오름세 정점 통과 인식으로 자산가격 회복과 달러화 강세 완화 모멘텀이 예상되지만 견고한 노동시장, 서비스 물가 상방 위험 잔존 등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한금융투자증권은 식료품, 에너지 등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잔존한 가운데 주택가격과 시차로 오름세가 이어진 주거비 물가에도 내구재와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가 물가 안정이 전체 물가 상승률 둔화의 견인차였다고 평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재화 부문의 공급망 교란 완화, 노동 수급 불균형 해소 가 물가에 미친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 초까지 물가는 전달에 비해 평균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투의 하건형 수석연구원은 "물가 피크아웃 기대에도 Fed의 신속한 통화정책 전환까지 기대하는 것은 아직 이른 시점"이라면서 " 전월대비 평균 0.3% 물 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전년 대비 5% 웃도는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며 대면 서비스 중심으로 잔존한 이연 수요도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하건형 수석연구원은 "Fed는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50bp(1bp=0.01%포인트)로 낮추겠으나 11월 FOMC 회의에 서 언급했듯이 최종 금리 수준은 기존 4.75%에서 5.00%로 상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