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회사 영업을 정상화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사업 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회사 영업을 정상화한다고 10일 밝혔다. 신동환 대표이사와 신준호 전 회장 등 푸르밀 오너 일가는 노조의 '30% 감원 후 사업 유지'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측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사업종료 철회 관련 공식 입장을 밝혔다.

푸르밀은 "지난 10월 17일 사업종료 발표 이후 많은 분들께서 우려의 말씀을 주셨다"면서 "놀라고 걱정하셨을 국민 여러분, 특히 푸르밀을 아껴주시는 소비자 여러분, 푸르밀 직원 여러분, 그리고 지난 45년 간 푸르밀을 믿고 함께 해 주신 대리점, 낙농가, 협력회사 여러분들 등 관련 된 모든 분들께 최근 당사 관련해 발생한 일련의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푸르밀은 "당사는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도 지속된 누적 적자로 '경영 위기'를 넘어 회사의 '존폐'를 고민 할 만큼의 상황에 이르렀다"며 "경영진은 '오너 경영 실패'라는 따끔한 지적에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유제품 소비 감소, 원재료비 및 유류대 상승 등 대외적 경영환경 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쳐 지난 4년간 누적 적자만 300억 원이 넘고 올해에만 18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추가로 예상되는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11월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이선영 기자

앞서 푸르밀은 지난달 17일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11월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이후 노사는 지난달 24일과 31일, 지난 4일과 8일에 걸쳐 1~4차 노사 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8일 4차 회담에서 노조 측은 회사에 30% 인원감축안을 제시했다.

푸르밀 사측은 노조 측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푸르밀은 "직원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노동조합의 뼈를 깎는 희생과 도움으로 구조조정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여기에 자금지원의 용단을 내려주신 주주분들의 지원으로 회사를 정상화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푸르밀은 "지난 약 1개월 동안 국민 여러분들 특히 저희 제품을 사랑하고 애용해주신 소비자 여러분들께 좋지 않은 모습 보여드리게 돼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45년 전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재도전 하고자 하오니 회사에 대한 미움을 거둬 주시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달라.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고 호소했다.

푸르밀 관계자는 "11월 30일부로 예정됐던 사업종료를 철회한다"며 "구조조정은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여 30%로 진행할 예정이다. 인원 30% 조정에 대해서는 노조에서 공고문 올린 것처럼 희망신청을 우선으로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송농가를 제외하면 낙농진흥회와 원유계약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당장 생산을 하려고 해도 원부자재에 대한 수급계획이 난제로 자연스럽게 슬림화로 가는 수순이 될 것"이라면서 "은행, 거래선들과의 납품재개, 대리점 및 직원들과의 신뢰 재 형성 등 앞으로 해결해 가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