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이키 본사가 실시한 글로벌 멤버십 통합 작업으로 인해 나이키코리아 환불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나이키 공식 온라인 스토어 캡처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인 나이키코리아의 환불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국내 일부 소비자들이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더팩트> 취재 결과 지난달 글로벌 브랜드의 명성을 신뢰하고 나이키 신발을 온라인으로 구입한 소비자가 구멍 난 제품을 받고 환불을 요청했지만 최근 나이키 본사가 실시한 글로벌 멤버십 통합 작업으로 인해 나이키코리아 환불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한 달 가까이 환불을 받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에 사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달 14일 나이키코리아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12만 2300원짜리 운동화 한 켤레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이틀 후 받은 운동화는 구멍이 난 품질 불량 제품이었다. A 씨는 곧바로 나이키코리아 홈페이지에서 환불 신청하고 신발을 돌려보냈다.

A 씨가 지난달 14일 나이키코리아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한 운동화에 구멍이 나 있다. /독자 제공

A 씨는 환불까지 약 5일 정도 걸린다는 나이키 정책을 확인하고 기다렸지만 열흘이 넘도록 환불이 되지 않아 나이키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하지만 A 씨는 "반송된 제품이 입고된 것을 확인했지만 언제 환불을 해줄 수 있을지 확인이 안된다"는 나이키코리아의 황당한 답변을 받았다.

A 씨는 이달 3일 한국소비자원에 민원을 넣고 현재(11월 10일)까지도 환불을 기다리고 있다.

나이키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멤버십 통합 과정에서 환불 등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 회원들이 반송하는 제품에 번호가 생성되어야 환불로 이어질 수 있는데, 현재 일부 회원들의 반송번호가 확인이 되지 않아 환불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지만 "환불 지연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고객들을 도울 방법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나이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환불 지연 피해를 겪고 있는 고객 수와 환불 규모를 묻는 질문에 "영업비밀"이라며 입을 닫았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3영업일 이내에 이미 지급받은 재화 등의 대금을 환급해야 한다. 통신판매업자가 대금 환급을 지연할 때에는 그 지연기간에 대해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은행법에 따른 연체금리 등을 고려한 지연이자(지연배상금)를 지급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환불 지연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소비자24'(옛 행복드림 열린소비자포털)를 통해 피해구제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소비자24'는 소비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예방과 함께 실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쉽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한편 나이키닷컴은 지난 5월 글로벌 멤버십 통합을 위해 가입고객 전원에게 개인정보 국외이전 동의 요청 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나이키 미국 본사로 이전되는 멤버십 가입고객의 개인정보는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성별, 생년월일, 주소 등이다. 지난 8월 31일까지 개인정보 국외이전에 동의하면 멤버십을 이용할 수 있지만 동의하지 않으면 개인정보는 모두 삭제됐다. 비회원도 나이키닷컴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할인 등의 혜택은 없다.

나이키코리아는 매년 국내에서 높은 실적을 거두며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나이키코리아의 2022 회계연도(2021년 6월 1일~2022년 5월 31일) 매출은 1조67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는 9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0%가량 급증했다.

미국 나이키 본사의 소비자 직접 판매(D2C) 전략에 따라 국내에도 온라인 쇼핑몰과 직영점을 강화하면서 수익성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코리아가 국내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제품 품질과 사후 관리 등 소비자 권익에 대한 노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