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으로 가전·TV 사업 부진
프리미엄 제품 앞세워 수익성 방어
전장사업 본궤도…"연말 수주잔고 80조 원 수준"
LG전자가 올해 3분기 매출 21조1786억 원, 영업이익 7466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실질적으로 하락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최문정 기자] LG전자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지만,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원자재·물류비 인상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의 부진도 이어졌다. LG전자는 수요 하락폭이 적은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펼쳐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본궤도에 오른 미래 먹거리인 전장사업(VS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28일 LG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21조1786억 원, 영업이익 7466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영업이익은 25.1%씩 각각 늘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8.8%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분기 4.1%에서 3분기에는 3.5%로 약간 감소했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 LG전자 영업이익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 관련 대손충당금 4800억 원이 포함됐다. 이 충당금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하락 폭은 30% 이상으로 커진다.
특히 LG전자의 주요 사업인 가전(H&A)사업본부와 TV(HE)사업본부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원가와 물류비 상승 등으로 타격이 커지며 실질적인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3분기 H&A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283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 5054억 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2분기 17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HE사업본부는 3분기 손실액이 554억 원으로 증가했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은 상반기와 비교하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4분기도 수요 둔화 추제가 이어져 성수기임에도 매출 확대가 제한적이고,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 수익성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희 HE경영관리담당 상무도 "3분기까지 TV 수요가 선진 시장 중심으로 둔화됐다"며 "특히 유럽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성은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LG전자 3사업부문 별 실적 상세표. /LG전자 3분기 실적자료 캡쳐 |
LG전자는 4분기에도 인플레이션과 소비심리 하락,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고객경험 혁신을 목표로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육성하고, 글로벌 공급망 효율성 제고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특히 수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위주의 전략을 통해 실적 충격을 완화한다는 목표다.
김이권 상무는 "전체 수요 감소에도 고가의 프리미엄 수요는 견조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수요 변동성이 크지 않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판매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며 "LG전자가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인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이어 "2023년은 물류비 재계약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원가 경쟁력 개선과 함께 프리미엄 판매를 중심으로 견조한 매출 증대와 가전 사업의 추가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HE사업부문은 블랙프라이데이와 월드컵 등 TV 수요가 높아지는 성수기 수요를 실적 반등의 기회로 삼는다. 특히 경쟁우위를 가진 OELD(올레드) TV 위주의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올해 2~3분기 HE사업본부에서 영업손실을 낸 LG전자는 4분기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맞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의 TV 신제품 'LG 올레드 플렉스' 제품 /LG전자 제공 |
이정희 상무는 "올레드 TV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 판촉 효과로 4분기 수량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5%가량 성장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브라질에선 정책적으로 월드컵 기간 TV 판매 확대를 추진 중이고, 겨울에 월드컵이 열린다는 점에서 유럽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2분기 2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VS부문은 본격적인 수익 확보에 나선다. 올해 3분기 VS부문은 9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연말 수주 잔고도 80조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김주용 VS경영관리담당 담당은 "올해 말 수주잔고 기존 예상치는 65조 원 수준이었는데, 3분기 신규 수주 증가와 환율 영향이 더해져 8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현재 수주 잔고 비중은 인포테인먼트가 약 60%, 전기차 부품이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영업이익 감소에도 설비투자(캐펙스, CAPEX)는 계획대로 이어갈 예정이다.
심상보 LG전자 IR담당 상무는 "캐펙스는 법인세 상각 전 영업이익(EBITA)내에서 단행한다는 연초 계획과 유사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 확대, 제조 혁신을 위해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