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예상도 디자이너' 유튜버들 관측이 실물에 매우 근접
디자인 사전 유출 전혀 없어…오로지 콘셉트 정보로만 추측
자동차 예상도 디자이너 '하이테크로'가 제시한 신형 그랜저 예상도와 실제 그랜저의 모습. /유튜브 채널 하이테크로 캡처 화면 갈무리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현대차)의 7세대 신형 그랜저의 실내외 디자인이 최근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가운데 신차 출시보다 한발 앞서 실차의 디자인과 똑닮은 싱크로율로 온라인 상에 공개된 예상도에도 덩달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디자이너, 유튜버들이 직접 모델링한 예상도가 실제 출시된 차량 디자인과 매우 흡사하다보니 일각에선 완성차 제조사 측에서 일부러 디자인을 유출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 출시를 준비하는 수년간 제시한 콘셉트카와 디자인 방향에 대한 정보가 축적된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현대차는 지난 19일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풀체인지 모델 '디 올 뉴 그랜저'의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현대차가 무려 6년 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상징성만으로도 주목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에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차가 디자인을 공개하기 수개월 전부터 각종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장막으로 가려진 신형 그랜저의 주행 모습과 더불어 디자인 예상도가 꾸준히 올라왔다. 하이테크로와 뉴욕맘모스 등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자동차 예상도 디자이너들도 7세대 그랜저의 예상도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테크로는 지난해 4월부터 현대차 '스타리아'와 유사한 형태의 앞모습을 가진 신형 그랜저의 예상도를 공개했으며, 올해 7월에는 헤드램프의 모양을 추가한 예상도가 공개됐다. 특히, 후면의 경우 C필러가 '각그랜저'처럼 두 개의 유리로 나누어져 있는 '분할형 C필러' 모습을 예상, 실차와 매우 유사한 형태를 구현했다.
자동차 예상도 디자이너 뉴욕맘모스가 공개한 7세대 신형 그랜저의 예상도(위)와 현대차가 공개한 실차 디자인의 모습. /뉴욕맘모스 유튜브채널 갈무리, 현대차 제공 |
유튜버 뉴욕맘모스 역시 올해 초 위장막으로 가린 채 주행하는 신형 그랜저를 관찰한 뒤, 그 결과를 반영한 예상도를 올려 주목 받았다. 위장막에서 헤드라이트, 그릴 부분에 작게 뚫린 구멍까지 관찰해 변화한 모습을 확인하고 추론해 예상도에 반영했다. 특히, 뉴욕맘모스는 지난해 12월 선보인 초기 단계 예상도부터 실차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디자인을 구현해 수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을 놀라게 했다.
현대차 그랜저에 앞서 화제를 모았던 쌍용자동차의 신형 SUV '토레스'와 차기 SUV 'KR10' 역시 예상도 디자이너들이 콘셉트 스케치를 토대로 만든 예상도가 눈길을 끌고 있다.
쌍용차의 디자인 전반을 책임지는 이강 상무도 지난 7월 쌍용차의 디자인 철학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유명 유튜버가 KR10 콘셉트스케치를 활용해 3D 모델링을 진행했는데, 실제 나올 차량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나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해당 콘셉트스케치 모델링은 유튜버 '삼디노리'가 진행했다.
자동차 3D모델링 전문 유튜버 '삼디노리'가 모델링한 쌍용자동차 KR10 예상 모습. /유튜브 채널 삼디노리 화면 갈무리 |
일각에서는 제조사 측에서 마케팅의 일환으로 일부러 디자인 소스를 유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제조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견해다. 신차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양산까지 5~8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데, 이 과정에서 진행되는 디자인 콘셉트에 대한 정보들이 공개되면서 추론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예상도 디자이너들은 완성차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자동차 디자인 관련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추론한다. 특히, 예상도의 대상이 되는 차량 이전 세대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제조사 디자인 철학, 같은 회사 다른 모델 차량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을 하나씩 검증하고 적용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유명 예상도 디자이너들의 경우 관련업계 종사자 출신이거나 디자인 감각이 매우 뛰어난 분들"이라며 "콘셉트 이미지와 더불어 신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표되는 다양한 정보를 반영해 나간다면 양산차의 최종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차가 단기간 만들어지는게 아니라 5~6년 가까이 오랜기간 투자되다보니, 그동안 진행과정에서 나왔던 얘기들을 종합하고 축적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 같다"면서 "디자인이 직접적으로 유출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