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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에 서울 정비사업 '시들'…건설사 사업 입찰도 '시큰둥'
입력: 2022.10.19 15:10 / 수정: 2022.10.19 15:10

강남권 사업지 유찰 반복

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며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악화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운데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모습. /최지혜 기자
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며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악화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운데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격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모습. /최지혜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며 도시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전망이 어둡다. 정부의 규제완화 폭이 예상만큼 크지 않은데다 건설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사업성이 악화하고 있다. 조합이 입찰을 공고해도 시공사를 찾기 힘들뿐더러 매매가격마저 떨어지는 실정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입찰공고를 낸 대다수 계약에선 경쟁 없이 시공사가 선정됐다. 정비사업 입찰은 단독으로 참여하면 유찰되지만, 2회 이상 유찰이 반복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올해 서울에서 경쟁입찰이 이뤄진 정비사업지는 노량진3구역 재개발, 문래 진주 아파트 재건축, 신길우성2차·우창 재건축, 성북구 '길음시장 정비사업', 은평구 불광5구역, 봉천1-1구역 재개발 등이다. 이외 주요 사업지에선 강남권 입지에도 유찰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주목받던 대규모 정비사업 용산 한강맨션 재건축, 이촌강촌 리모델링,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서초구 방배 신동아 재건축 사업 역시 포스코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하면서 유찰됐고,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 흑석2구역도 삼성물산이 두 차례 단독입찰하며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설업계의 정비사업 수주 열기가 식은 것은 건설자재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아파트 건축의 주요 원자재인 철근과 시멘트 등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이상 급등한 추세다. 실제로 물가가 오르며 업계의 상반기 원가율이 상승하고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등 실적 악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조합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악화한 것은 마찬가지다. 정부의 규제완화가 예상만큼 적극적이지 않아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가장 큰 규제였던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부담금 제도가 손질됐지만 업계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정부는 지난 6월 그간 반영되지 않았던 조합의 이주비 대출이자, 총회운영비, 주거이전비 등의 비용을 분양가 산정에 반영할 수 있게 했다. 국토부는 제도 개선으로 분양가가 최대 4%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해 초과이익 면제 구간을 높이고 부과율 단위도 확대했다. 그러나 이 역시 수도권 내 정비사업지에는 혜택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의 한 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당초 폐지에 가까운 제도개선을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정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완화책만 내놓으며 조합원들의 실망이 크다"며 "분양가 4% 상승으로는 사업성 개선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뿐더러 부담금 완화도 서울 내 분양물량이 많은 단지에선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거축 아파트 가격은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집주인이 많아 매물 가격의 조정 폭이 크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모습. /최지혜 기자
재거축 아파트 가격은 일반 아파트 단지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집주인이 많아 매물 가격의 조정 폭이 크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모습. /최지혜 기자

실제로 재건축 아파트의 입주권과 매매가격은 하락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1억5390만 원까지 가격이 올랐던 강남구 개포동 개포레지던스자이 전용면적 59㎡의 준공 전 입주권은 올해 6월 20억 원에 팔리며 가격이 1억5000만 원 이상 내렸다.

공사 중단으로 공사비가 불어난 둔촌주공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준공 후 신축 아파트 입주권은 지난해 10월 23억7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으나 올해 8월에는 17억3900만원으로 시세가 8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이 단지는 공사비 증액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갈등을 벌이다 공사가 중단돼 사업성이 크게 악화했다.

실제 최근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가파르게 떨어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반 아파트는 0.03% 떨어졌다. 송파구의 경우 일반 아파트 가격은 0.05% 내렸는데 재건축 아파트는 0.26% 떨어져 5배가량 높은 하락폭을 나타냈다.

실제로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는 지난 4일 전용 50㎡이 9억3000만 원에 손바뀜하며 지난 6월 11억4000만 원 대비 2억1000만 원 매매가격이 내렸다. 송파구 잠실5단지 전용 82㎡ 지난달 26억7000만 원에 팔려 직전 가격 30억4000만 원보다 3억7000만 원 가격이 떨어졌다.

통상 자산증식을 목적으로 매매하는 경우가 많은 재건축 단지나 입주권 가격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조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일반 아파트 가격 하락 이후 재건축 단지 가격 하락이 후행하고 있다"며 "투자 목적이 강한 재건축 단지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아 매물로 나올 때 변동 폭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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