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5대 홈쇼핑업계 앱, 설치 수 전년 대비 모두 하락
이커머스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모바일쇼핑 앱 설치 수도 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중삼 기자] 서울에 사는 20대 직장인 이나경 씨(26)는 부모와 함께 살다가 지난 8월 독립해 1인 가구가 됐다. 그런데 수취하는 택배상자는 부모와 살 때보다 더 늘었다. 독립 후부터 모바일 쇼핑을 시작하며 생긴 변화다. △채소 △우유 △의류 △샴푸 등 품목도 다양하다. 이 씨는 쿠팡, 11번가, B마트 등 모바일 쇼핑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했다.
쇼핑 공간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는 유통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탓이다. 이커머스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지난 4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 8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총 17조 718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0%(2조 4425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전체의 74.7%로 전년 동월(73.5%)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이커머스 이용률이 늘어나면서 모바일쇼핑 앱 설치 수도 늘고 있다. 빅데이터 전문기업 TDI(티디아이)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쿠팡 앱 설치 수는 2453만 대로 지난해 동월(2316만대)대비 137만 대나 급증했다. 11번가 앱 설치 수도 늘었다. 지난해 9월 기준 1588만 대에서 올해 9월 기준 1589만 대로 증가했다. 반면 이커머스 시초로 불리는 홈쇼핑업계는 울상이다. 홈쇼핑업계가 자체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송출해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쿠팡 등 모비일쇼핑 앱 설치 수를 쫒아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주요 5개 홈쇼핑 앱(GS SHOP·홈앤쇼핑·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Hmall)모두 설치 수가 전년 대비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TDI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홈쇼핑 앱 5개의 설치 수는 전년과 비교해 모두 줄었다. /더팩트 DB |
TDI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홈쇼핑 앱 5개의 설치 수는 전년과 비교해 모두 줄었다. 5개 홈쇼핑 앱 중 가장 감소율 폭이 큰 곳은 홈앤쇼핑 앱(-7.4%)이었다. 이어 △롯데홈쇼핑(-6.3%) △현대Hmall(-4.7%) △CJ온스타일(-2.6%) △GS SHOP(-1.9%)등 순이었다.
최근 3개월만 보면 하락세가 도드라진다. 먼저 CJ온스타일은 △684만 대(7월) 673만 대(8월) 666만 대(9월)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GS SHOP은 △777만 대(7월) △772만 대(8월) △765만 대(9월)이었다. 특히 홈앤쇼핑은 △719만 대 △709만 대 △701만 대로 지난달 설치 수가 가장 적게 집계됐다. 롯데홈쇼핑은 △598만 대(7월)△588만 대(8월)△581만 대(9월), 현대Hmall은 △611만 대 △603만 대 △599만 대로 5개 홈쇼핑 앱 모두 사용자 이탈을 막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앱 설치 수가 떨어지는 원인은 쇼핑 환경이 변화해서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쉽고 빠른 온라인 쇼핑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이커머스에 몰리고 있다"며 "생필품도 굳이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도 주문이 가능하고 품질은 물론 배송까지 빨라 소비자 입장에서 많이 찾는 것 같다. 홈쇼핑 앱은 이런 서비스가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홈쇼핑 앱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는 △빠른 배송 △무료 배송 최저 구매 액수 △손쉬운 무료 반품 등 총 3가지를 지목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쿠팡이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배송이 빠르고 옵션이 작아서다. 전날 저녁 9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배달이 된다. 빠른 배송으로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있다"며 "무료 배송 금액이 적은 부분도 크다. 특히 로켓 배송은 주문 금액에 상관없이 무료 배송된다. 무료 반품도 쉽게 진행되는 부분도 쿠팡의 경쟁력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때는 네이버 쇼핑 등이 인기 있지만 소규모 신선 제품 구매의 빈도수가 많은 1인 가구는 쿠팡이 압도적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