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데이터센터·플랫폼의 재난관리 정부가 관리 감독
플랫폼 업계, "규제 강화로 이어질까" 노심초사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조사에 나서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정부가 민간 IDC와 주요 플랫폼 사업자의 재난관리에 개입하는 법안들이 다시 한 번 힘을 받고 있다. 이미 2년 전 플랫폼 사업자들의 '과도한 이중규제'라는 요청에 폐기됐던 법안이지만, 지난 주말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며 생활 전반에 불편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이 과도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더 이상 디지털 플랫폼 재난에 속수무책이 되지 않도록 신속히 입법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승래 민주당 의원도 17일 주요 온라인 서비스와 데이터센터를 국가 재난관리 체계에 포함하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데이터센터 사업자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까지 포함해 방송통신재난관리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15일 네이버와 카카오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나면서 양사의 주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양사 모두 다양한 생활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전방위적인 피해가 발생한 만큼, 플랫폼 사업자들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법안도 힘을 받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 본사 이미지. /더팩트 DB |
변재일 민주당 의원도 데이터센터의 보호조치 의무 대상 사업자를 확대하고, 재난발생 시 신속한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사용하는 사업자들에게도 정보통신망법에 명시된 물리적·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의무를 일부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또한 데이터센터 운영·감독에 있어서 과기정통부의 책임이 강화된다.
국민의힘도 국가재난관리 기본계획 대상에 민단 데이터센터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 시설로 지정하는 법을 정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여야가 독과점 방지와 실효성 있는 안전책을 위해 합의해서 좋은 안을 조속히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네이버·카카오는 사실상 국가 기간 통신망에 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과방위 차원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호 과학기술부 장관이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데이터센터에서 열린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과기정통부는 재난시 데이터센터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가 실시해야 할 대응책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화재가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방문에 "카카오, 네이버 등 서비스들은 법률상 부가통신서비스로서 기간통신서비스에 비해 그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됐지만 이제 부가통신서비스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불편을 넘어 경제·사회활동이 마비될 우려가 적지않다"며 "정부도 이번 상황을 매우 엄중히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이러한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중요한 부가통신서비스와 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관리 체계를 보완하는 등 필요한 제도적·기술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7일 출근 길에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들 입장에서는 국가기간통신망과 다름없다"고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만약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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