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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하>] 14조 이라크 신도시 사업 손떼는 한화건설 속내는?
입력: 2022.10.16 00:03 / 수정: 2022.10.16 00:03

기아 노조, 평생 할인 포기할까…18일 찬반투표

한화건설이 지난 10여 년 간 공을 들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한화건설이 조성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모습. /한화건설 제공
한화건설이 지난 10여 년 간 공을 들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한화건설이 조성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모습. /한화건설 제공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황원영 기자]

◆ 한화건설, 이라크 신도시 사업 과감한 '익절'…분쟁 여지 남아

-건설업계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한화건설이 지난 10년간 공을 들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축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는데요, 14조 원 규모의 사업을 전면 백지화함에 따라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한화건설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축사업의 발주처인 이라크투자위원회(NIC)가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계약 해지를 통지했습니다. 오일머니를 노린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지역 해외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모습과 대조인데요, 한화건설뿐 아니라 한화그룹이 공을 들인 사업인만큼 철수 발표는 건설업계를 뒤흔들었습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10년간 공들인 사업이라면 꽤 진척됐을 것 같습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이웃에 주택 10만호와 교육시설·병원·도로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지난 2012년 4월부터 한화건설이 하고 있는데 총공사비가 14조 원에 이릅니다. 현재 공정률은 주택건축사업 약 38%, 사회기반시설 약 26% 수준이고, 두 사업부문의 공사비는 각각 80억 달러, 21억2000만 달러 규모입니다.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다 보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기도 했습니다. 김 회장은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두고 '하늘이 준 기회'라며 직접 사업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현장에 여러 차례 방문했죠.

-한화건설의 의지와 다르게 결국 철수라는 결말을 맞았는데요, 공사비 지연에 따른 한화건설의 금전 손실도 예상되는가요?

-아직까지 해당 사업의 미수금이 선수금을 넘어서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한화건설은 앞으로 발생할 손실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선수금과 기성금으로 43억2200만 달러(약 6조1500억 원)을 받았고, NIC가 계약을 위반하며 발생한 미수금은 6억2900만 달러(약 8900억 원)로 이미 받은 돈의 24% 수준입니다. 한화건설이 사업을 통해 받은 돈에서 미수금을 빼하면 5조2600억 원이 됩니다.

-총공사비가 14조 원이나 되는데 계약을 해지하면 8조7500억 원 규모의 수주잔고가 사라지겠네요. 한화건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금처럼 공사비 지급이 미뤄지면 공사기간(공기)이 늘어나 예상 손실이 커진다는 게 한화건설 측의 설명입니다.

오는 2027년 신도시 건축 사업을 끝내는 게 양측의 계약 조건입니다. 한화건설은 이후 1년 공기가 지연될 경우 225억4507만 원, 2년이면 449억9861만 원, 3년 670억6304만 원 등의 손실을 가늠하고 있습니다. 이어 5년 뒤인 2032년까지 공정이 지연되면 1108억3411억 원까지 손실이 불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향후 큰 손실을 막기 위한 선제 대응이라는 주장입니다..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손실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고,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증가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이유가 있을까요?

-아직 이라크에서 정치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조직(IS)의 테러도 잦아 위험성이 큰 사업지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화건설이 사업을 하는 동안 이라크 총리가 4번이나 바뀌면서 사업의 예산 집행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에 한화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약 1000억 원을 받은 뒤 1년 넘게 공사비를 제 때 받지 못했고 이라크 정부와 사업 진행을 위해 수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큰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같은 상황을 미뤄볼 때 현시점에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익절'이라는 판단이죠. 일부에선 한화건설의 이 같은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만 향후 추이를 지켜켜봐야 할 듯합니다.

-한화건설의 계약 해지 통보에 따른 NIC와 이라크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NIC와 이라크 현지 언론은 계약해지의 책임을 한화건설로 돌리고 있습니다. 계약해지가 공시된 다음날부터 이라크 정부는 한화건설에 대금 지급을 지연하지 않았다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공사 대금을 모두 지급했지만 한화건설이 공사를 늦췄다고 주장합니다. 한화건설은 이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툼이 예상됩니다. 결과에 따라서 한화건설의 해외 신인도와 직결될 중차대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축사업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요

-한화건설은 지난 7일 계약 해지를 정식으로 공시했고, 앞으로 2주 동안 NIC와 협의를 할 계획입니다. 이에 이달 중으로 계약 해지 여부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양측이 서로 정 반대되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어 한동안 해당 사업을 둔 NIC와 이라크 정부와 한화건설의 마찰이 예상됩니다.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제14차 본교섭에서 2022년 임금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를 이끌어 냈다. /더팩트 DB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제14차 본교섭에서 2022년 임금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를 이끌어 냈다. /더팩트 DB

◆ 기아 노사 '급한 불' 껐지만...'차테크 논란' 여전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자동차 업계가 연이어 노사 합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기아만 잡음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근속 25년 이상 직원에 한해 2년에 한 번씩 자사 차량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퇴직자 신차 할인' 제도가 도마에 올랐는데요, 사측이 이 제도를 축소한다고 하자 노조가 격렬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격렬하게 항의하는 노조와 달리 여론은 싸늘합니다. 신차 출고 지연으로 중고차 가격이 높아진 가운데, 기아 임직원 출신이 해당 제도를 악용해 '차테크'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도 기아 노사는 최근 2차 노사 합의를 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네.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제14차 본교섭을 갖고 2022년 임금단체협약 2차 잠정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당초 1차 잠정합의 내용 중 일부 노사간 의견 차이가 나타나면서 14일부터 노조가 하루 4시간 부분 파업을 할 예정이었지만, 당장 2차 노사 잠정합의가 이뤄지면서 부분 파업도 취소됐습니다. 기아 사측은 '급한 불'을 끈 셈인데요. 만일 이번 2차 잠정 합의가 다음 주 중으로 최종 통과되면 기아는 2년 연속 무분규 노사 합의를 달성합니다.

-이번 합의 이전에 논란이 된 부분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른바 '차테크 논란'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량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데, 특히 수요가 많은 하이브리드 차량 중 인기 차종은 최장 20개월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신차를 기다리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고, 중고차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 출신 임직원이 30% 할인된 가격으로 차량을 사서 10%가량 높은 가격을 붙여 중고로 판매하면 사실상 40%의 이익을 얻어 사실상 '차테크'가 가능해집니다.

-또 기아 노사는 지난달 30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연 10차 본교섭에서 2022년 임단협 1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들의 투표에서 반대표가 쏟아지면서 부결됐습니다.어떤 이유에서 부결됐나요?

-장기근속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평생할인' 제도를 축소한다는 점이 노조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죠. 기아는 그동안 근속 25년 이상인 직원에 한해 2년에 한 번씩 자사 차량을 구매할 때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퇴직자 신차 할인' 제도를 시행해왔는데요. 해당 제도에 연령 제한이 없어 사실상 근속 기준만 넘으면 '평생할인' 대상자가 됐습니다.

1차 단체협약에서 기아는 이 제도의 대상 연령을 75세까지로 낮추고, 할인 주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할인 폭은 기존 30%에서 25%로 줄이는 조정안을 제시했습니다. 당연히 노조 측은 크게 반발했고요.

-일반 소비자들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파격의 혜택이군요. .

-그렇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퇴사자가 늘어나고, 매년 할인 제도 대상자가 증가하면 결국 회사의 복지 고정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소비자가 구매하는 자동차 가격을 높이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회사 외부 문제 때문에 노조가 비판받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최근 현대차와 기아를 두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차의 경우 차량 1대당 최대 1000만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는 국산 전기차의 미국시장 가격경쟁력을 낮추고,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도 노조는 끝까지 평생할인과 같은 '잇속'을 챙긴다는 비판 여론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2차 합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아 노조는 오는 18일 2차 잠정합의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할 계획입니다. 이번 투표에서 찬성이 많아진다면 임직원 할인 대상 연령을 기존 80세에서 75세까지로 낮추고, 할인 주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할인 폭은 기존 30%에서 25%로 줄이게 됩니다.

-최근 전 세계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두루 살피고 직원들의 복지 정책도 감안해 노사가 원만한 합의를 이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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