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비스타 워커힐 서울호텔에서 폭스바겐이 첫 번째 순수 전기 SUV ID.4 출시행사를 진행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올해 하반기 폭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유명 자동차브랜드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전기차를 속속 출시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그룹사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D.4'를 국내에 출시했다.

해당 차량인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판매량 18만2600대를 기록한 인기 차종으로, 최고출력 150kW에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405km에 달한다. 급속 충전하면 36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에 적합하도록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다. ID.4의 국내 판매가는 5490만 원으로 전기차 보조금(651만 원)을 받으면 약 484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ID.4는 수입 전기차 중 가장 높은 판매량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ID.4는 지난 9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 중 최다인 667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전체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도 BMW 520(926대), 메르세데스-벤츠 E 250(867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독일 브랜드 아우디 역시 순수 전기 SUV 'Q4 e-트론 40'을 지난달 19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아우디의 기존 전기차들이 1억 원이 넘는 고가였던 반면에 이번에는 5970만 원으로 기본가를 책정했다.

특히 지난 9월 기준 Q4 e트론 40은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518대를 판매했다.

경기도 가평 소재의 한 카페에 현대차의 '아이오닉6'가 전시돼 있는 모습. /김태환 기자

유럽 완성차 브랜드가 앞다퉈 가성비 전략을 꺼내들면서 국내외 업체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경쟁 차종인 현대차 '아이오닉 6', 기아 'EV6'의 가격을 살펴보면, 아이오닉 6는 5200만~6135만 원 선이며 EV6는 연식변경 모델이 4870만~5935만 원 선이다. 사실상 수입차종과의 가격 차이가 큰 차이를 보이진않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유럽 자동차 브랜드가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전기차 시장에도 수입차의 가격대나 차급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국산 전기차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AS인프라나 충전 전용 서비스 등 편의성 측면에서 국산 전기차가 유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전기차가 수입차 대비 상대적으로 AS인프라가 뛰어나며, 현대차나 기아의 경우 테슬라처럼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 있는 등 편의성 측면에서도 유럽 수입차 대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